포항 5.4 지진, 대구도 ‘흔들흔들’···학교 8곳 등 벽면 균열 피해 나타나

시민들 건물 밖 대피 소동···"여진에 더 불안"
대구교육청, "수능 시험장 이상 없어"
대구시, 전 직원 비상근무 체제 돌입

19:20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대구에서도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5일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점에서 발생한 진도 5.4 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대구에도 진도 4.0 규모로 영향을 미쳤고, 이후 계속된 여진으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관련 기사 =경북 포항 진도 5.4 지진 등 총 9차례…대구도 진도 4 지진 감지)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에 사는 이 모(27) 씨는 “집에 있는데 건물벽 쪽 부엌문, 창문이 다 흔들려서 옷도 못 입고 밖으로 나왔다. 2층에 사는데 1층이 주차장인 원룸 건물은 더 위험하다고 해서 무서웠다”며 “첫 지진 후에 여진 문자가 계속 오길래 또 흔들리면 밖으로 튀어 나가려고 머리도 감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달성동 한 도서관에 있던 서 모(27) 씨는 긴급재난문자를 받지 못 해 더 불안했다. 서 씨는 “건물이 흔들리는 걸 느끼고 밖으로 나왔는데, 인근 유치원은 이미 대피해 있더라”며 “도서관에 긴급재난문자로 빽빽거리는데, 나는 한 번도 문자가 안 왔다. 얼마 전 강풍주의보 문자는 왔었는데, 다른 사람 다 오는 문자가 왜 나만 안 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구시에 접수된 지진 피해 신고는 668건이다. 대구소방본부는 간판 추락, 창문 추락 등 위험이 있는 4곳에 출동해 안전 조치를 취했다.

▲지진 발생 직후 대구강림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대피해 지진 대피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건물 일부가 갈라지거나 배관이 누수되는 등 피해가 접수됐지만, 수능 시험장 운영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대구교육청 해양수련원(포항) 건물 외벽, 바닥 등에 6~7개 균열이 생겨 현재 점검 중이다. 또, 칠곡, 대정초 등 8개 학교에서 벽면 균열, 배관 누수, 화장실 균열 등 피해가 발생했다. 대구교육청은 “학교 시설 피해는 경미하여 수능 시험장은 이상없다”고 밝혔다.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3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피해 상황 파악을 위해 전 직원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대구시는 3차례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안전 주의와 119 또는 구·군청 재난부서로 피해 신고를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포항 북구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 후 현재까지 12차례 지진이 더 발생했다.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 대책회의(사진=대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