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개관한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를 대구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대경섬산련) 상근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욕설을 하는가 하면, 용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무분별한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고 이재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이 지적했다.
23일 오전 10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대구시 국정감사를 개최했다. 행안위 소속 이재정 의원은 첫 질문자로 나서 대경섬산련 상근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면서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대경섬산련은 1989년 지역 섬유산업 발전과 지역 섬유업체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지역 섬유사업체들이 설립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회원사 대표들이 비상근 회장을 맡지만, 실제 연합회 업무는 상근 부회장이 맡아 처리한다. 현재 상근 부회장은 지난 4월 선임된 배 모 씨다. 대구에서 공직 생활을 한 배 부회장은 지난해 대구시 동구 부구청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이재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선임된 상근 부회장 7명은 모두 공무원 출신이다. 2002년 1대 상근 부회장은 대구시에서 공직 생활을 하다가 미국 애틀랜타 통상주재관으로 근무한 후 퇴직한 인물이고, 2대 상근 부회장도 대구시 교통국장 등을 지낸 공무원 출신이었다. 3대, 4대, 5대, 6대 역시 대구시에서 공직을 지냈다.
이 의원은 “1대부터 7대까지 상근 부회장을 보니까 전부 공무원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낙하산 인사가 문제인 건 그 직에 적합한가 자격 문제부터 시작해서, 업무 집행 과정에서 보이는 태도 및 성과 때문이다. 성공적인 업무 집행을 보여줬다면 문제가 없었을 테지만 현 7대 상근 부회장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감장에서 배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갖은 욕설을 하는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ㅈㄹ’, ‘ㅂㅅ’ 같은 각종 비속어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올해 9월 초에 DTC 내 전시사업 진행 중에 업체 선정과 관련해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고 욕설하는 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불어서 이 의원은 “업무 추진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있다”면서 “섬유패션산업과 무관한 식품 가공업체에 일을 주기도 했고, DTC 임대도 기업체 업종을 제한한다고 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폭력적인 욕설이 개인 대 개인의 모욕감에 그치지 않고 DTC를 사기업처럼 운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 것 같다”며 “강도 높은 조치가 있어야 하고, 올해 말로 DTC 운영 위탁 계약이 종료되는데 무조건적 재계약이 아니라 운영평가나 근무 중인 직원 고용 승계 문제까지 고려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권영진 시장은 “DTC 임대 관련해서 적절하지 못한 업체가 들어온다는 부분은 제가 알고 있었다”며 “방금 말씀하신 상근 부회장의 갑질은 의원님 지적을 뼈아프게 듣고 있다. 관리 감독에 책임이 있는 기관으로서 회계처리 불투명에 대해선 종합 감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권 시장은 “재계약 부분에 대해서도 운영평가 부분이나 고용 승계 관련된 부분을 감안해 공모형식을 통해 다시 재위탁 여부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