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청소노동자가 임금 착복 업체 퇴출을 요구하며 최영조 경산시장과 면담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 9월 27일 1시간 가량 시장실 농성 끝에 성사됐는데, 원론적인 입장만 확인하는 데에 그쳤다.
16일 오후 2시, 공공운수노조 경산환경지회는 최영조 경산시장과 시장실에서 1시간가량 면담했다. 노조는 ▲경산시에 임금착복 논란을 일으킨 (주)웰빙환경 업체와의 계약해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직고용 ▲책임자 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최영조 시장은 “직고용도 정부 지침에 따라 고민하겠지만, 근로자의 복지 향상이 중요한데 직접고용하면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업체와의 계약해지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면담 자리에서 노조는 임금 착복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경산시의 계획을 묻거나 해결 마련을 위한 논의기구를 만들자는 제안도 했으나 명확한 답을 받지는 못했다.
경산시가 산정한 청소환경 표준인건비 산정표대로 임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헌주 민주노총 경산지부장은 “시에서 계약할 때 산정한 인건비는 합리적으로 한 것”이라며 “그보다 적게 임금을 준다면 행정지도도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최영조 시장은 “임금 기준이 나와 있으면 그렇게 주는 게 맞다. 그것보다 적게 주는가”라고 실무진에게 묻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면담 이후 구체적인 요구안을 담아 서류로 전달하기로 했고, 매주 수요일 집회도 이어갈 방침이다.
웰빙환경은 진량읍·남산면 일대 생활폐기물·음식물쓰레기 수거를 경산시로부터 위탁받았다. 이 업체는 2013년도부터 노동자에게 경산시의 1인당 표준인건비 산정 기준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동자가 받지 못한 임금은 약 1억 원에 이른다. 노조는 지난 9월 5일 웰빙환경을 사기죄로 고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