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들도 ‘청년수당’을 받을 수 있을까.
16일 오후 3시 청년수당 도입 방향을 논의하는 토크쇼 ‘청년수당에 대하여 이야기하다’가 대구시 북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렸다. 대구시 청년정책과와 대구청년센터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청년수당 도입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2시간여 동안 토론이 진행됐다.
현재 서울, 부산 등 9개 시도에서 청년수당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광역시 중에서는 대구와 울산만 청년수당 제도가 없다.
발제자로 나선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박상우 대구청년센터장(경북대 경상학부)는 청년수당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민정 대구시 청년정책위원회 부위원장, 김한필 대구시 청년위원장, 서종정 대구시 청년위원회 복지분과위원장, 강영배 대구한의대 교수, 권영현 대구경북학회 청년분과위원장,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팀장, 예두열 전 대구시 청년정책기자, 황광석 전 대구경실련 집행위원, 김종현 대구신문 부장, 한윤조 매일신문 부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조한혜정 교수는 “청년들이 살기 힘드니까 돈을 주는 게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공론화되고 합의되어야 한다. 큰 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청년수당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청년들은 끔찍한 타율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만 원도 안 되는 시급으로 인턴십을 돌리고, 청년들은 계속 끌려가다 좀비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시대에 맞는 자율노동을 해야 한다. 자율노동이 성장 가능한 시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돈을 국가가 부담하는 거다. 특히 입시 교육 등으로 망가진 비용을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며 “모든 국민에게 배당하는 기본소득이 되어야 한다. 기본소득 단계로 청년수당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우 센터장도 “서울뿐 아니라 고용노동부 등 청년 정책이 대부분 일자리와 연관돼있다. 하지만 현재 청년의 삶은 일자리와 절대 일치하지 않는다”며 “(청년수당은) 투입 대비 산출 효율성을 추구하는 투자의 원리가 아니라 시민으로서 청년이 가지는 권리를 국가가 책임지는 보장의 원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 시간에는 청년수당 도입의 다양한 방안이 제안됐다. 서민정 대구시 청년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서울시의 경우 구직 활동을 하는 청년에 한 해 수당을 지원하는데, 다양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구직 활동, 신혼부부, 구직이 아닌 다른 활동 등을 대상으로 경제적 자율성을 줄 수 있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예두열 대구시 전 청년정책기자는 “청년수당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실행이 안 될 수도 있다. 청년들에게 보편적으로 (수당을) 줄 방법이 없을까”라며 “현재 청년센터에서 ‘청년온’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있다. 그런 활동들을 만들어서 청년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현 대구경북학회 청년분과장은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대구에 청년수당 도입된다면 사용처와 지원방법 등 수요자 입장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격 제한을 최소화하는게 어떨까”라며 “다른 지역에서 조건이 까다로워 힘든 부분이 많다. 청년들이 비빌 언덕을 주면 좋겠다. 기존 청년정책과 잘 연계해 조금 더 활성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발 과정은 엄격히 하되 사용처는 다양하게 하거나,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수당을 주자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2/4분기 대구시 청년실업률은 12.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만4천 명 늘었다. 또, 지난 2월 대구청년유니온이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 청년 노동자 월 평균 임금은 175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