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의회는 30일 오후 3시 서상국 구의원 성추행 사건 논의를 위해 의원 전체 간담회를 열고 해결책 모색에 나섰지만, 일치된 의견을 도출하진 못했다. 가해-피해 당사자 의원 2명을 제외한 수성구의원 18명 중 12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선 서상국 의원 자진 사퇴 권유, 의장단 총사퇴 등 의견이 개진됐다.
A 의원은 “경찰 수사가 임박해 있고, 윤리특위를 통하면 다른 의원들에게 동료 의원을 제명하게 하는 부담을 지우는 부분도 있어서 자진 사퇴를 권유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반대하는 의견도 있어서 답을 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1시간 30분간 간담회를 이어간 수성구의회는 최종적으로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서 의원에게 전달한 후 해결책을 찾기로 하고 마무리됐다.
황기호 수성구의회 운영위원장(자유한국당, 만촌1·범어2·3동)은 “오늘 의견 나온 거로 당사자를 만나러 가서 의견을 전한 후 의회 차원에서 입장을 내도록 하겠다”며 “다음 주 중으로 정리된 입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숙자 의장, 강석훈 부의장, 황기호 운영위원장, 김태원 사회복지위원장 등은 간담회를 마친 후 의장실에서 별도 회의를 한 후 오후 5시 20분께 서상국 의원을 만나기 위해 의회를 나섰다.
의장단 총사퇴는 서 의원과 별개로 의장단 차원에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여서 결과적으로 서 의원 자진 사퇴 권유가 주된 만남의 목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회 내부에선 사태를 조기에 해결하지 못한 채 무능한 모습을 보인 의장, 부의장을 포함한 상임위원장 등 의장단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B 의원은 “다른 데서 일이 생긴 것도 아니고 의회 연수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 이 정도로 시끄러운데 지도부에서 자리를 지키겠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 안 된다”며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일부 상임위원장도 같은 의견이지만, 의장을 비롯한 다른 핵심 의장단이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 의원도 “당사자가 가해-피해 의원 2명뿐이 아니다. 의장도 당사자라면 당사자”라며 “피해 의원은 의장이 ‘장난으로 알았다’고 말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더라. 의장단을 제외한 의원들은 의장단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숙자 의장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성인들이 술을 먹고 장난친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강석훈 부의장(자유한국당, 고산동)은 “지금 의장단이 사퇴하면 뒷수습은 누가 할 수 있겠냐”며 “사퇴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사퇴하면 이 문제만 두고도 본회의 투표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그만큼 지연된다. 일단 사태를 정리하고 나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사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장단 사퇴가 최우선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했다.
서상국 수성구의원은 지난 18일부터 20일, 제주도 연수 기간 중 동료 의원을 성추행했다. 서 의원은 이후 피해 의원에게 돈 봉투를 전하는 등 2차 가해를 더해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관련기사=성추행 서상국 수성구의원, 돈으로 피해자 회유 정황 드러나(‘17.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