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신임 위원장에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이 선출됐다. 대구시당은 지난 26~27일 이틀간 권리당원 대상 ARS 투표를 통해 이재용 전 장관을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한 달 넘게 공석이던 위원장직이 채워졌지만, 신임 위원장이 그간 불거진 당내 갈등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민주당은 임대윤 전 시당 위원장을 시당 운영 관련 비리 의혹으로 당직 자격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렸다. 이 징계로 위원장직이 한 달 넘게 공석으로 남았고, 당내에선 계파 간 갈등이 깊어졌다.
민주당은 애초 후보자 공모 후 중앙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현지 실사를 통해 단수 추천하고 최고위원회에서 위원장을 임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단수 추천 계획은 22일 경선을 치르는 걸로 급선회했다. 일각에서는 계파 간 갈등을 당 차원에서 해결하지 못하자 공을 당원들에게 떠넘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선거 계획은 금요일인 22일에 확정되고, 당원들에겐 월요일인 25일에서야 공지됐다. 투표는 바로 다음 날인 26일부터 27일까지 이뤄졌다. 번갯불에 콩 볶듯 진행된 경선은 후보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은 채 진행됐다.
한 권리당원은 “25일에 문자로 투표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후보자들도 개별적으로 홍보 문자를 보내더라”며 “주변 다른 당원 중에는 후보자들 문자를 못 받은 사람도 있었다. 제대로 정보도 제공되지 않은 채 선거가 진행된 거다”라고 말했다.
신임 이재용 위원장은 1995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첫 민선 대구 남구청장에 당선됐고, 1998년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시장에 도전했다가 낙선했고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해 대구시지부장을 맡았다.
2004년에는 열린우리당으로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2005년 6월부터 2006년 3월까지 환경부 장관을 지낸 후 2006년 다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이후 2008년,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 다시 나섰지만,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한편 이번 경선에는 이재용 신임 위원장을 포함해 남칠우 전 수성을지역위원장, 김학기 전 달서갑지역위원장이 경쟁을 벌였다. 남 전 위원장은 현재 사)새희망포럼 대구 대표를 맡고 있고, 김 전 위원장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이재용 신임 위원장은 경선에서 54.52% 지지를 얻어 김학기(25.13%), 남칠우(20.35%)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