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1천억, 순이익 145억 원인 대구시 중견기업 (주)한국OSG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됐다.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 한국OSG분회는 (주)한국OSG가 금속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기업노조를 설립하고 지원했다며 18일 대구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비정규직 차별 대우, 관리자에 의한 성희롱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OSG에서는 지난 2월 13일 금속노조 한국OSG분회가 결성됐다. 전체 직원 400여 명 가운데 200여 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그리고 3월, 생산직 관리자, 사무직 30여 명은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노조인 한국OSG노동조합이 결성됐다.
1976년 회사 설립 이후 40년 동안 노동조합이 없던 공장에 연달아 2개 노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한국OSG노조는 9월 15일부터 이틀 동안 대구시 동구 용수동 한 식당에서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합원 수련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동조합 활동 방향을 설명한 한 조합원은 적극적으로 사용자 편을 들었다.
“회장님은 ‘민주노총을 이기고 합법적으로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회비가 필요하다. 혹시 회비를 안 받으면 저쪽에서 부당노동행위로 문제제기 하면 문제가 된다. 받아서 돌려주더라도 회비는 내야할 것이다. 다음 달부터 회비를 거두도록 하겠다.”
이후 노사관계전문가인 윤 모 노무사를 초청해 ‘한국노동운동과 노사상생’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윤 노무사는 “한국노총은 기업별노조이고, 민주노총은 산별노조다. 한국노총은 조합원이 주인이고, 민주노총은 조합원이 투쟁의 수단이고 간부가 주인이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
18일 오전 11시 30분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는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노조 수련회에서 벌어진 녹취록을 공개하며 “제2노조의 조합원 간부 수련회에서 명백한 지배개입에 의한 부당노동행위 정황이 확인됐다”며 정대일 한국OSG 대표이사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차차원 금속노조 대구지역지회장은 “당일 회사 노무담당자가 강사와 함께 수련회에 참석하는 등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활동에 회사가 나섰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며 “검찰이 의지를 가지고 적극 수사한다면, 회사의 부당노동행위가 금방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기 한국OSG노조 위원장은 “절대 그런 적이 없다. 회원들이 회비 내서 진행한 행사였다”며 “(금속노조의) 주장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거나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뉴스민>은 금속노조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OSG 노무담당자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구 성서산업공단에서 정밀공구를 만드는 한국OSG는 1976년 설립된 업체로 418명(2016년 12월 30일 기준)이 근무하고 순이익 140억이 넘는 중견기업이다. 또, 2016년 7월 대구시 선정 스타기업에도 꼽혔고, 고용친화기업으로도 선정됐다. 2009년에는 노동부 선정 노사문화우수기업에도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