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방문한 김영주 고용노동부장관이 경북 구미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이 사측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한 사건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1호 민원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주 장관은 15일 오후 2시 20분께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 정문 광장에 설치된 ‘현장노동청’에 방문했다.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금속노조 한국OSG분회 등 해고·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격고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 80여 명은 1시간 전부터 광장에서 김 장관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원청과 하청업체가 공동으로 부당노동행위 책임이 있다고 판정했는데 행정소송에서 뒤집어졌다. 5천 페이지가 넘는 자료를 노동부에 달라고 요청했지만, 단 한 줄도 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노동부가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며 “그리고 최근 노동부는 2년 동안 쥐고 있던 부당노동행위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주 장관은 “노사 문제는 바로 답을 줄 수 없지만, 고용노동부가 잘못된 일이 있다면 문제 해결을 하겠다”며 “9월 28일까지 상담을 하고, 국정감사 끝나면 아사히글라스 문제는 별도로 상담을 하셔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청장님한테 바로 해서 우리 청 1호 민원으로 받겠다. 절차, 소송 관련 자료 등을 준비해주셔서 변호사한테 왜 안 주는 것까지 상담을 하시라”고 말했다.
김영주 장관은 “아사히글라스 일본기업 아니에요,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노사합의도 없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해고한 것은 제가 아는 상식에서도 불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동청장이 상담해주셔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구미 국가4산업단지에 입주한 일본기업 아사히글라스는 토지 무상임대, 지방세, 관세, 법인세 감면 등 여러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만 지급하는 등 부당한 처우가 이어지자 노동자 170여 명은 2015년 5월 29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노조 설립 한 달이 지난 6월 30일 아사히글라스는 하청업체 GTS에게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문자로 노동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내렸지만, 이에 불복한 회사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중노위 판정을 뒤집고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노동자들은 2015년 7월 21일 노동청에 고소한 사건에 대해 부당노동행위와 불법 파견 수사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검찰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
최근 구미고용노동지청은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기소 의견, 아사히글라스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무혐의 불기소 의견을 검찰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