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활동하러 온 초등학생에게 동성애 혐오 영상을 보여 준 달서구 A어린이집 측이 항의하는 학부모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구달서경찰서와 고소당한 학부모에게 확인한 결과, A어린이집을 비판한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학부모 등 4명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달 13일부터 일부 학부모는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학부모 B씨는 지난 7월,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봉사 활동하러 갔던 A어린이집에서 동성애 혐오 영상을 의지와 무관하게 본 사실을 파악했다. 영상 시청으로 딸이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한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당시 A어린이집 봉사 활동은 인근 초등학교에서 단체(18명)로 갔다. B씨에 따르면, A어린이집은 지난 6월 7일, 14일, 21일 각각 6명씩 총 18명 학생에게 같은 내용의 영상을 보여줬다. 다른 학부모들도 문제를 느꼈고, 일부 학부모와 가족이 A어린이집 문제를 지적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가 졸지에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된 것이다.
개신교 관련 단체는 A어린이집 옹호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6월, 언론이 A어린이집에 대한 경찰 수사 사실을 보도하자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는 “에이즈 확산의 주범인 동성애 문제를 감춰온 언론과 교육 당국의 잘못 때문에 이번 사건이 발단됐다”라며 화살을 돌렸다.
고소된 학부모 B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좋은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보낸 곳에서 아이가 충격을 받았는데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당했다. 어이없고 화가 난다”라며 “아이는 그날 이후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그런 걸(동성애 혐오) 아이가 왜 알아야 하나. 억울하고 다른 피해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어린이집 측은 이번 고소와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고 있다. 변호를 맡은 박성재 변호사(법무법인 추양)는 “인터넷에 게시물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고 ID가 있어서 고소한 것”이라며 “(언론 보도로) 어린이집이 큰 피해를 입었다. 경찰 조사와 처벌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달서경찰서는 8월 23일, A어린이집의 부원장 등 3명이 아동학대 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