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대선 기간 중 사드 배치 관련 말 바꾸기 논란으로 비판받은 점에 대해 동일한 잣대로 문재인 대통령도 비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부터 대구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안 대표는 15일 낮 12시, 대구 수성구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정치인은 상황이 바뀌어도 원래 입장 그대로 갖고 가는 게 쉬운 일”이라며 “그건 책임 있는 국가 지도자로서 맞지 않은 일이다. 설령 욕을 먹어도 상황이 바뀌면 제대로 된 방법을 찾는 게 지도자가 할 일”이라고 애초 사드 배치에 반대하다가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재차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어서 “그런 측면에서 전 사드 배치에 대해 일관되게 이야기한 것”이라며 “대선 때 나온 이야기는 다 정치공세였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조차도 제가 했던 이야길 그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냐”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대선 당시 자신을 두고 말 바꾸기를 했다고 비판했던 일부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비판이 일관되어야 한다. 그렇게 이야기하신 분들이라면 문 대통령도 비판해야 한다. 그래야 일관성이 있다. 지지자도 말 바꾸기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긴장감만 고조되고 있는 남·북 간, 북·미 간 대치 국면을 풀기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해야 한다면서 전술핵 배치 여론도 부정하지 않았다.
안 대표는 “6차 핵실험은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아닌가? 쓸 수 있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옵션을 꺼내놓고 미국과 중국과 외교적으로 어떻게 하면 국익에 최선일지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문 대통령께서 미국, 중국, 일본 정상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금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외교안보팀이 너무 허약하다. 그래서 제가 외교안보팀을 새로 짜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7일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발사대를 추가 배치한 후 문 대통령마저 입장이 바뀌었다는 비난 여론이 일자,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사드 배치 불가피성을 언급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대선 후보 자격으로 경남 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북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그땐 사드 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사드 추가 배치를 지시한 시점은 북한의 6차 핵실험(9월 3일)보다 한 달 이상 앞선 7월 29일이다. 7월 28일 북한의 ICBM 미사일 발사에 따른 조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