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해 재벌 총수들과의 만찬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구속,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며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 기습시위를 벌였다.
27일 오전 10시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조합원 4명은 세종대왕 동상에서 ‘정몽구 구속! 법원 판결 이행!’ ‘범죄자 정몽구는 청와대 만찬! 기아차 비정규직은 해고, 손배로 고통!’이라는 현수막 2장을 펼쳤다.
경찰 약 30명은 곧바로 비정규직 노동자를 끌어내 종로경찰서로 조합원 4명 전원을 연행했다.
기아차비정규직지회는 “현대-기아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정몽구 회장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에 초대된 것에 분노하며, 불법파견 범죄자 정몽구 회장이 가야 할 곳은 청와대 만찬이 아니라 감옥이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지회는 또 “정몽구 회장은 정규직으로 사용해야 할 자리에 비정규직을 12년 넘게 불법으로 파견한 현행범”이라며 “지난 2월 고등법원도 불법 판결을 내렸지만, 정몽구 회장은 법원 판결도 무시하고 검찰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이외에도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은 1년 동안 법원판결을 이행하라고 고공농성을 했지만, 해고되고 6억 원이 넘는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비정규직지회는 법원판결인 정규직 전환과 해고노동자들의 복직과 손배가압류 철회를 위해 투쟁해 왔다. 26일에는 화성 공장에서 1라인 생산을 멈추고 파업에 돌입했으나 원청 직원이 막아서면서 중단됐다.
지회에 따르면, 이때 원청 직원 약 600명은 파업을 막으려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파업 참가자를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2명이 응급 후송됐다.
기아차비정규직지회 김수억 지회장은 “기아차가 전원 정규직화가 아닌 일부 특별채용을 강행, 나아가 비정규직을 일터에서 쫓아내는 참담한 현실을 견딜 수 없다”며 “헌법으로 보장된 파업권을 무력화하는 구사대 폭력과 불법 대체 인력 투입에도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해 LG 구본무 회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등 8명의 재계 총수들과 회동한다. 애초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청와대 만찬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아들 정의선 부회장으로 대체됐다. (기사제휴=참세상/김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