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새 정부도 노조 탄압”…설립 신고 반려에 반발

“지난 정권 입장 그대로 인용한 판결에 분노”

17:39

전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김주업)가 새 정부에서도 노조 설립을 거부당한 판결을 두고 “정권이 바뀌어도 지난 정권의 (공무원노조 탄압) 입장을 유지해 노조할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판사 조경란)는 18일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노동조합설립신고 반려 처분 항소심에서 공무원노조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공무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자로 한정된다”며 노조가 해직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공무원노조는 정당한 노조 활동으로 해직된 공무원도 조합원 자격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도 위와 같은 이유로 5차례나 공무원노조 설립을 반려했다. 문재인 정권이 지난 정권의 공무원노조 탄압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공무원노조는 19일 “지난 정권의 입장을 그대로 인용한 법원 판결에 분노한다”며 “헌법과 노조법이 보장한 노동조합 자유설립주의가 정권이 바뀌어도 심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이어 공무원노조는 “이번 법원 판결은 새 정부의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으로 국가 위상에 걸맞은 노동기본권 보장을 이루겠다’는 공약에도 정면으로 배치되고, 고용노동부의 사실상 노조설립 허가제를 인정한 것으로 우려를 표명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공무원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핵심 협약은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과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에 대한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98호)’에 관한 것으로, 사전 허가와 차별 없이 스스로 선택한 노조를 설립하고 가입할 권리, 정부의 간섭 없이 노조의 규약, 규칙을 작성하고 대표자를 선출할 권리를 갖는다”며 “적폐 정부의 연이은 반려도 국제노동기구,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시정을 요구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공무원노조는 “이번 판결에 굴하지 않고, 헌법과 국제노동기준에 합치하는 단결과 결사의 자유를 확보하고,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한다”고 경고했다.

공무원노조는 문재인 정부에 △노조할 권리 즉각 보장 △정당한 노조 활동으로 해직된 조합원의 원직 복직 △노조 설립을 정치 탄압으로 악용한 전 정권 적폐 청산 등을 요구했다. (기사제휴=참세상/김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