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어쩌면 시장경제의 가장 큰 피해자들이다. 누군가를 낙오시키는 시장경제가 아닌 사회적경제를 통해 우리 스스로 일할 곳을 만들고, 자신의 존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21일 조기현 다울건설협동조합 대표는 제2회 온누리건축아카데미 개강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2번째 열리는 온누리아카데미는 노숙인, 쪽방 주민이 집수리, 목공 기술을 배워 자립생활을 돕는다. 주2회 6개월 동안 이루어지는 교육에는 집수리 실습도 포함됐다. 에너지빈곤층 가구를 대상으로 교육생들이 직접 단열, 도배 등 주거개선 공사에 참여한다. 올해는 동대구노숙인쉼터와 쪽방에서 거주인 등 25명이 참여한다.
조기현 대표는 교육생으로 참석한 노숙인들과 쪽방 거주인들이 ‘낙오자들’이 아닌 ‘시장경제 피해자’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다 다쳤지만, 파견업체 소속이라 산업재해로 인정받지 못해 장기간 병원치료로 가정과 몸이 깨진 이, 학원을 운영하다 파산해 쪽방에 살게 된 전직 수학 교사 등 노숙하는 것이 목표였던 이는 없었다.
조기현 대표는 “쪽방 주민이 쪽방 주민 집을 수리하고, 노숙인이 노숙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건축과 목공 기술을 통해 우리들이 지역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상처 받은 스스로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기현 대표는 “6개월 동안 교육과 실습을 거쳐서는 사회적 기업 설립까지 도모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주거밀집지역마다 마을목수가 되어 지역공동체에 필요한 노동을 하고, 자신의 존엄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가 지원하고,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다울건설협동조합, 쪽방상담소, 동대구노숙인쉼터가 주관하는 제2회 온누리건축아카데미는 내년 1월까지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