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2016년 7월 13일 국방부가 성주에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1년이 지났다. 김충환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성주군민들이 벌인 투쟁을 매일 기록했다. 출간을 준비 중인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 365일의 기록, 촛불일기’를 매주 금요일 <뉴스민>에 연재한다.]
[김충환의 촛불일기] 무용지물 사드, 성주에 오다 (1)
[김충환의 촛불일기] 무용지물 사드, 성주에 오다 (2)
7월 23일(토) 11일째
주민 1천5백여 명이 촛불을 들고 사드배치 반대와 한반도 평화를 외쳤다. 정부가 “우리 지역만은 안 된다.”는 ‘님비’로 매도하자, 주민들은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배치 최적지는 없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도희재(성주읍)가 발언했다. “저 역시 칠곡에 사드가 온다고 할 때는 별 감각이 없었다. 아주 미안하다.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희 집 뒷산에 온다고 하니 떨쳐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성주 사드배치 반대를 외치다가 하루 이틀 공부해보니 대한민국에 사드가 배치돼선 안 된다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출석요구서가 변홍철, 이신곤(트랙터), 김동규(경찰폭행)에게 전달됐다.
-11:00 성주지역 4개(성주 가천 선남 초전) 천주교 본당 사제와 신도 5백여 명이 성주군청 앞에서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 생명평화미사(권오관 신부)를 봉헌했다.
7월 24일(일) 12일째
중국 <cctv>와 <인민일보>가 성주촛불집회를 취재했다. 아코디언 연주 동호회 ‘성주사랑’의 공연, 용암면 보림사 해선 스님의 대형 달마도 그리기와 소림 무술, 초전시스터즈의 난타, 풍물굿패 어울림의 사물놀이와 단심줄놀이, 이한성(성주읍)의 각설이공연이 이어졌다.
배윤호(가천면)는 언론브리핑에서 “사드 관련 토론회에 나온 사람들이 계속 보상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성주 주민 누구도 보상을 말한 적 없다. 보상 문제가 아닌 위험한 무기인 사드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데, 정부는 언론을 통해 강정마을,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덮어씌웠던 것처럼 성주 군민과 다른 지역 사람을 갈라놓으려 한다.”고 했다.
통기타동호회 ‘예그린’의 전영미(선남면), 천남수(성주읍)의 노래배우기 시간에는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한 ‘사드는 반대다’를 함께 불렀다.
한반도 동남쪽 굽이굽이 칠 백리 살기 좋은 별고을 우리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사드배치 우겨도 사드는 안 된다.
동쪽에는 낙동강 서쪽에는 가야산 예로부터 성주는 선비의 고장
참외농사 지으며 이 땅을 지켰다. 사드는 반대다.
세종대왕자태실 한개마을 성밖숲 가야산 만물상 대가천계곡
생명도시 성주에 사드가 웬 말이냐 사드는 안 된다.
미국이 한국에 사드배치 한다고 억지로 우기면 정말 곤란해
김창숙 선생이 지하에서 웃는다. 사드는 반대다.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22-24일 성주를 방문하여 주민 설득에 나섰으나 주민들의 거부로 무산됐다.
-홍의락 국회의원이 성주를 방문하여 주민간담회를 가졌다.
7월 25일(월) 13일째
소나기가 내렸다. 중국 <인민일보> 국제논단에 “우리는 한반도 사드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종편과 보수 언론뿐 아니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까지 나서서 사대주의적 매국행위라며 집중 공격을 했다. 원래 지랄하는 것들이라 생각하니 담담했다.
사드배치는 미국, 중국과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국과 미국을 공략해야 했다. 중국 <인민일보>, <cctv>와 인터뷰를 하고, <인민일보>에 기고했다. 미국 백악관 10만 청원 서명을 시작했고, 트럼프와 힐러리에게 보낼 질의서를 준비했다. 앞으로 미 대사관 항의서한 전달 및 항의 집회도 할 것이다.
-경북지방경찰청 출석요구서가 김두현(미니버스 막음), 김명수(승용차 유리파손), 김진열(트랙터)에게 전달됐다.
-성주지역 22개 학교 교장이 교장회의를 열어 총리 방문 때 집회에 참여한 학생 827명에 대한 출결 처리를 보류했다.
-경북도교육청이 성주교육지원청에 “사드 관련 자료안내 및 학생생활 지도 철저 요청” 공문을 발송하여 성주군 22개 초중고에 전달됐다.
7월 26일(화) 14일째
발언했다.
“새누리당이 성주에 와서 죽었다. 장례식을 치러 줬다. 성주는 선비의 고장이니, 사드를 막아내고 나면 성산포대 꼭대기에 무덤하나 써서 비석하나 세워 줘야한다. ‘새누리당지묘(之墓)’라고”
“김관용 도지사가 성산포대가 안되면 염속산이나 까치산을 제안해 보겠다고 했다. 정말 환장하겠다. 염속산도 까치산도 성주다. 김관용과 이완영이 껄떡거리며 군청을 들락거리더니 고작 나온 게 이것이다. 성주 주민은 도청 뒷산에 간다고 해도 반대다. 여의도에 간다고 해도 반대다. 성주 주민을 우롱한 김관용과 이완영은 당장 사퇴하고 성주 군민 앞에 와서 석고대죄(席藁待罪)해야 할 것이다.”
“예그린”이 노래, ‘광야에서’, ‘그네는 아니다’, ‘사드는 반대다’를 불렀다.
요즘 제가 적송자(김충환) 명연설에 넋을 빼앗겨 삽니다. 촛불문화제 못 가는 날은 팩트tv 생중계로 성주 군민들에게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적송자(김충환)님 발언을 들어야 잠이 옵니다. 26일, 개누리당 장례식 관련 발언은 팥빙수 26그릇보다 시원했답니다. 촌 동네라고 함부로 여긴 성주, 당신들 정말 잘못 건드렸어요.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평화의 샘물이 솟구치는 항쟁의 고장, 여기는 성주예요.
-<김수상 시인의 페이스북 글>
-10:00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단(김광림 정책위의장,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이철우(김천), 백승주(구미 갑), 이완영(성주.고령.칠곡) 의원, 오윤 국무조정실1차장, 황인무 차관, 황희종 국방부 기조실장)이 성주를 방문하여, 공식대화 창구로 성주 군민, 경상북도, 성주군, 미군, 새누리당이 참여하는 ”성주안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10:00 주민 5백여 명이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새누리당 장례식을 했다.
7월 27일(수) 15일째
11:00 성주지역 8개 유림(儒林)단체 회원 128명이 도포를 입고 상경하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성주향교 송정근 전교가 대통령에게 올리는 상소문을 낭독하고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어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전달했다.
7월 28일(목) 16일째
배윤호는 “우리는 누가 사드배치를 결정했는지 진실을 요구할 권한이 있다. 박근혜는 왜 성주를 사드배치지역으로 선정했는지, 누가 결정했는지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해온 할머니들이 성주를 찾아와 발언했다.
인터넷방송 인기 BJ 망치부인 이경선은 “성주는 대한민국 참외의 70%를 생산한다. 농민들이 스스로 개발한 참외 농법을 이제 중국에서 배우고자 하는 곳이다. 그런 성주에 감히 사드를 배치하려고 했으니, 이미 박근혜 정부는 끝난 게 아닐까?”라고 했다. 주민들은 “성주 사람들 잘못 건드렸어!”라고 소리쳤다.
박수규(대가면)의 요청으로 논평을 썼다.
새누리당 안상수 국회의원에게 경고한다(투쟁위 논평)
새누리당 안상수(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국회의원은 27일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성주로 결정된 것은 되돌릴 수 없다. 성주 군민들의 고통을 나눠야 한다.”며 “참외가 연간 매출액 4천억 원이다. 국민들이 1인당 1만원씩 구매하면 된다.”고 했다.
성주 군민들은 안상수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분노한다. 현장에 와보지도 않고 주먹구구식 정부정책을 주먹구구식으로 해석해서 본질을 왜곡한 안상수 의원은 군민에게 사과하라! 성주 군민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사드배치를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상수 의원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참외를 팔아주자며 성주군민의 뜻을 왜곡하고 성주군민의 명예를 훼손했다. 책임 있는 사과가 없다면, 성주 주민들의 명예를 훼손한 죄를 반드시 물을 것이다.
7월 29일(금) 17일째
주민들은 서울 국방부 앞, 광화문 광장, 대구 도심 등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계속했다. 고립되지 않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야 했다. 다들 절박했다.
최진국(대가면)은 진주시청 앞에서 열린 ‘사드철회 서부경남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박근혜 입에서 사드배치 백지화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 어느 누구의 말도 믿지 않고 투쟁할 것이다. 성주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드는 한반도 전쟁의 먹구름이며, 동북아 긴장을 높이며, 화약고의 뇌관이다.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배치를 해서는 안 된다. 성주 사람들은 누가 가르치지 않았는데, 전문 시위꾼이 다 됐다. 얼마나 잘 하는가 구경 온 전문 시위꾼들도 기가 죽을 정도다.”라고 했다
성주군 의료인 모두가 촛불집회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대표 3명이 삭발했다.
-사드배치 철회를 위한 “성주군민소식지 1318+” 창간호를 발행했다.
7월 30일(토) 18일째
세 번째 발언을 했다.
미국 트렌트 프랭크스 하원 의원이 “성주 참외를 내 아이들에게 먹이겠다.” “사드를 내 집 뒤뜰에 두겠다.”고 했다. 저 양반이 왜 저런 말을 할까? 조사해보니 저놈이 사드를 만든 록히드마틴사에게 10년간 돈 받아 처먹은 놈이더라. 하이! 프랭크스! 사드, 니가 가져가라!
성주투쟁에 대한 방송과 언론 보도가 지나치게 왜곡되고 편파적이다. <TV조선>, <조선일보>, <연합뉴스>가 특히 그렇다. <조선일보>는 “일제강점기 1936년부터 1940년까지 1월 1일 설날마다 신문 1면에 ‘아! 천황폐하 우리 대일본제국신민은 천황폐하에게 충성을 다할 것’”이라고 썼다. 이런 매국노 신문을 봐서는 안 된다. 종편과 조중동을 믿으면 안 된다. 조선일보 한 달만 보면 생사람도 좀비 된다. 연합뉴스가 언론이면 똥파리가 독수리다. 조선일보가 신문이면 우리 집 화장지가 팔만대장경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가뭄이 오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낸다. 그러면 반드시 비가 온다. 왜냐? 비가 내릴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성주 군민은 반드시 사드를 막아낼 것이다. 사드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싸울 것이니까. <발언 중에서>
광주에서 온 한 시민은 “저는 성주에 아는 사람도 없고 고향도 아니다. 그러나 사드를 반대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어 한걸음에 달려왔다. 정부와 언론이 ‘외부세력’ 프레임으로 성주 군민을 고립시키려하고 있다. 36년 전 광주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 빨갱이라며 언론을 통제하고 눈과 귀를 막았다. 36년 전이나 지금의 성주 모습이나 같다고 생각해 용기내서 왔다. 한반도 전체에서 평화를 외치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고 했다.
-10:00 (사)한국농업경영인성주군연합회 농민 3백여 명이 트랙터 30대를 동원하여 성주 성산리에서 참외비닐하우스 2동과 참외밭을 갈아엎었다.
-20:00 성주청년회의소 임원들이 삭발했다.
-주민들이 대구치맥페스티발에서 제1차 사드철회집회를 했다.
7월 31일(일) 19일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이상만 교수가 “사드배치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기고문을 중국 인민일보 국제논단에 실었다. 이상만 교수는 “한국의 사드배치는 한반도 평화통일과 국민의 안정을 무시하는 것이며 미국의 이익에 따른 비전략적 결정이다.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력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촛불집회에서는 성주공공도서관 소속 기타 밴드 ‘여섯 줄의 행복’ 공연, 월항면 ‘한울림 풍물패’ 풍물놀이, ‘풍물 마실’ 판소리, 김종국(월항면)의 피리 공연, 충남 홍성에서 온 ‘세월호 문화연대’의 음악 공연과 짧은 연극이 이어졌다.
성주 출신으로 경기 성남에서 친정에 온 한 시민은 “친정어머니께 저녁에 전화를 드리면 고스톱을 치고 있어야 할 시간에 이 자리에 앉아서 데모하신다고 하더라. 어머니의 근심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물방울이 큰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다. 여러분의 작은 마음이 모여서 큰일을 이룰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성주여중고 총동창회 신상숙 회장은 투쟁기금 1,350만 원을 전달하면서, “힘내시고 끝까지 사드철회를 위해 전진해주시길 바란다. 우리 손으로 한반도 사드배치 철회를 이뤄내자.”고 발언했다. 동창회원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주민들이 대구치맥페스티발에서 제2차 사드철회집회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