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 대구은행 직장 내 성희롱 ‘징계’ 지시…여성단체, “TF팀 설립” 제안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은행에 TF팀 구성 제안
"대구은행 성추행 사건에 대한 해결 로드맵 없는 상태"

12:44

대구고용노동청이 대구은행 직장 내 성희롱 사건 가해자 징계 조치를 요구한 가운데 여성단체가 대구은행과 사건 해결을 위한 TF팀 구성을 제안했다.

17일 대구고용노동청은 대구은행 직장 내 성희롱 사건 조사 결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 가해자를 징계 조치 할 것을 대구은행에 문서로 전달했다. 앞서 지난 5일 대구고용노동청은 언론 보도 등으로 대구은행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자 자체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날 대구은행은 사건 해결을 요구하는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대경여연)에 답변서를 보냈지만, 대경여연은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대경여연 소속 단체 중 직장 내 성희롱 전문기관과 대구은행이 참여하는 TF팀 구성을 제안했다.

대구은행은 입장문에서 “피해 직원의 인권 보호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직원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로 인한 근무 여건 등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가해자 즉각 징계 요구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의 조사 착수로 징계 확정 절차를 보류하고 있다”며 “관계기관 조사 완료 후 최대한 신속하게 징계 절차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외부전문기관이 참여하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 실시 요구 등에 대해서도 모두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0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은 대구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인권 보호와 2차 피해 방지 ▲가해자 즉각 징계 ▲직장 내 성희롱 실태 조사 등 5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이에 대경여연은 17일 대구은행 답변서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해 “대구은행 측은 대경여연이 제안한 안을 받는다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할지에 대한 계획과 기한이 없고, 대구은행 성추행 사건에 대한 해결 로드맵이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특히 성희롱 실태조사를 노동조합과 협의하고, 외부전문기관 자문해 한다는 답변에 대해 “노동조합이 실태조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협의 대상인지 의문이다. 노동조합은 전문가 집단이 아니고, 가해자는 노동조합원이었으며, 피해자는 모두 노동조합원이 아닌 상황에서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대경여연은 TF팀 구성을 제안하면서 “TF팀은 대경여연 소속 전문기관과 대구은행으로 구성해 피해자 보호와 실태조사 이후 대책을 논의하고 실행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한시라도 빨리 실태조사와 피해 규모 파악, 피해 직원 상담과 치유, 대구은행에서 더 이상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 대책 수립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답변서 내용을 보니 정말 답답했다. 앙꼬없는 찐빵이 온 것 같다”며 “대구은행 스스로 하기 힘들다면 우리가 함께 해결하겠다는 뜻으로 TF팀 구성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은행 홍보부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현재 경찰서 등 여러 기관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여성단체와 또 TF팀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대구은행 입장이 정리되면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