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표 은행이자 대구시 선정 ‘고용친화기업’인 대구은행에서 간부급 남성 상사가 파견직 여성 직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초 내부 감찰반을 통해 한 간부 직원의 성추행 건을 조사하던 중 모두 4건의 성추행 사건을 파악했다. 대구은행은 조사 직후 본점과 일부 지점 간부급 남성 직원 4명을 대기 발령 조치했다. 피해자 3명은 모두 파견직이며, 근무 기간이 2년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은행은 최초 사건 조사 중, 새로운 성추행 사건이 접수되면서 파견직 여직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했다.
대구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최초 사건을 조사하던 중 다른 건이 생겨 전수조사를 들어갔다.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을 (피해자와) 격리하기 위해서 인사 대기를 내렸다”며 “앞으로 인사위원회에서 엄격하게 인사 조치하고, 피해자들이 더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피해자 입장에서 조치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 성추행 사건을 최초 보도한 <뉴시스>에 따르면, 각각 부부장, 차장인 간부 2명은 피해자 A 씨에게 회식 중 강제로 입맞춤하고, 이 중 부부장은 근무 중에도 수시로 입맞춤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 중 차장은 또 다른 피해자 B 씨에게 회식 중 강제 입맞춤하고, 지속적 만남도 요구했다. 또 다른 가해자인 과장급 간부 2명도 강제 입맞춤, 신체 접촉 등으로 여직원을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대구 D은행 등에 따르면 수개월전부터 파견직원으로 근무 중인 A씨는 최근 부서 회식 중 상급자인 B(40대)부부장과 C(40대)차장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다. 이들 간부 직원은 근무 시간 중에도 A씨를 수시로 불러내 입맞춤을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본점 감사팀이 이런 사실을 알고 내사에 착수하자 B부부장은 A씨에게 “너로 인해 이혼을 당하게 생겼다. 이혼을 당하면 자살 하겠다. 너는 간접 살인자”라며 협박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 [단독]대구 D은행 간부들, 비정규직 여직원 ‘갑질 성추행’ 파문> 보도 일부
홍보팀 관계자는 “강제로 입맞춤했다는 등 피해자 진술이 있었던 것은 맞다. (보도 내용 중)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며 “저희도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하지만, 언론에서 너무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으셨으면 한다. 오히려 피해자분들이 부담될 수도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가해자 4명 중 일부는 피해자 주장을 반박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지방고용노동청도 직장 내 성희롱 법 위반 여부에 대해 이날 조사에 착수했다.
또, 이날 대구여성회는 대구은행 한 지점에서 일하는 여직원이 고객 대면 업무 중 팀장 간부가 어깨를 주무르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 때문에 여성단체는 대구은행 직장 내 성희롱은 드러난 것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대구은행의 경우 이런 문화가 만연하다는 건 들어왔지만, 밖으로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제대로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며 “매년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실효성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피해자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대책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