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 본회의 심사를 하루 앞두고 조례 통과 여부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극우단체 반대로 달서구의회, 수성구의회에서 관련 조례 제정이 줄줄이 중단된 것을 지켜본 시민 493명은 시의회에 찬성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은 통합진보당 세력이 진출하려는 것 같다는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고, 조례 철회를 압박하는 문자가 시의원에게 쇄도하고 있다. 더구나 해당 상임위원장이 기독교단체 주장에 동조해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오는 30일 오전 10시 대구시의회 본회의에서 김혜정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가 대표 발의한 ‘대구광역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안’을 심사한다. 대구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위원장 오철환)는 수정 동의안을 발의해 만장일치로 조례를 통과시켰다.
지난 26일 수성구의회에서 상임위를 통과한 ‘대구광역시 수성구 시간제 근로청소년 등 취업보호와 지원에 관한 조례안’가 본회의에서 보류되면서 대구시의회에도 기독교단체와 극우단체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났다.
이에 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대구청노넷)은 지난 28일 오전부터 대구시의회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 통과를 촉구하는 시민 의견서를 받기 시작했다. 만 하루가 지난 29일 시민 493명이 동참했다.
대구청노넷과 대구YMCA는 이날 12시 30분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안이 일부 기독교단체와 극우세력의 억지 주장으로 대구시의회에 부결되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이날 오전부터 조례를 발의한 김혜정 시의원은 “지금 추진하는 조례 철회하시죠”, “조례안 제정 반대합니다” 등 조례 반대 문자를 받았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구바른교육학부모협회, 대구성시화운동본부 등은 지난 28일 대구시의회에 조례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앞서 달서구의회, 수성구의회에도 반대 의견서를 보냈다.
이들 단체는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불법단체로 규정된 전교조와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만든 단체였다”, “국가 사무인 ‘노동’ 업무를 지자체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것이 의문이었는데, 통진당이나 전교조 세력들이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과 보호라는 명분으로 지자체에 진입하려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조례 공동 발의자이자 상임위 심사를 함께 한 오철환 경제환경위원장(자유한국당, 수성구 제2선거구)도 이같은 주장에 동조했다.
오 위원장은 29일 오후 1시께 대구청노넷과 간담회에서 “내용은 문제가 없다. 이 좋은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데 우려가 된다. 그 사람들(반대 측) 이야기를 들어보니 걱정이 되더라”며 “정권 유지를 위해 청소년까지 이용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 왜냐하면 전국적으로 같은 조례를 발의하는 걸 봐서는 이걸 조직화해서 청소년 때부터 의식화시키는 그런 의도가 의지 않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의당 쪽에서 이런 조례를 일제히 발의한다. 타이밍이 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자마자 모든 지방의회에서…”라고 덧붙였다.
이에 간담회에 함께한 김혜정 시의원은 “우리 당이 정권을 잡아서 이 조례를 발의한 것이 아니다. 작년 10월부터 조례를 준비한 것은 공무원들이 더 잘 안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건 이건 우리 청소년들의 문제다. 너무 확대 해석하시는 거 같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구시의회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안은 5년마다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청소년 노동인권 의식 및 실태 조사 결과를 기본계획에 반영하도록 했다.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우수사업장을 선정해 홍보할 수 있는 조항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