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대구대교구, 시립희망원 팀장 11명 중 8명 사표 수리 약속

희망원대책위, "사태 진상 규명과 부역자 처벌 위한 활동 지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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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대구대교구가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과 각종 비리 사건 해결을 위한 희망원대책위와의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팀장급 간부 11명 중 8명에 대한 사표를 오는 24일 자정까지 수리하기로 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의 약속 사항.

23일 오전 3시 천주교대구대교구와 희망원대책위는 9시간가량 마라론 면담 끝에 ‘희망원 사태에 관한 조치계획서’를 작성했다. 22일 오전 8시 30분부터 조환길 대주교 면담을 요구하며, 교구청 내에서 농성을 이어가던 희망원대책위는 이날 오후 9시께부터 김철재 천주교대구대교구청 사회사목 교구장 대리(바오로 신부)와 면담할 수 있었다.

대교구 측은 지난 12일까지 희망원 간부 23명 사표를 수리하기로 한 합의를 어긴 것에 대해, 오는 24일 자정까지 사표 수리를 하지 않은 11명 중 8명의 사표를 수리하고 행정 처리하기로 약속했다. 대교구 측은 집안 형편 등의 이유로 3명은 제외하겠다고 대책위에 전했다.

희망원대책위는 팀장 8명 중 검찰 기소자,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방해자, 회계 담당자, 급식 비리 관련자 등은 반드시 사표 수리할 것을 요청했다.

은재식 희망원대책위 공동대표는 “인권유린과 비리를 저지를 것도 문제지만, 적어도 천주교라면 저지른 죄에 최소한 사죄하는 게 맞다. 그런데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고, 합의를 번복하면서 갈등을 반복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대로 된 천주교로 거듭나길 바란다. 희망원대책위는 희망원 사태 진상 규명과 부역자 처벌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재 신부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희망원 사태 해결을 위해서 내일(24일)까지는 계속 회의 중일 거 같다. 미안하다”며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한편, 지난 22일 오전부터 교구청에서 농성하던 희망원대책위는 오후 6시 30분께부터 시작된 경찰 진압에 1명이 골절상을 당하고, 1명이 실신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는 지난 36년 동안 대구시립희망원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언론 보도와 국가인권위, 검찰 조사 등을 통해 각종 인권 유린과 횡령 비리 사실이 드러났다.

▲22일 오전 8시 30분부터 희망원대책위는 조환길 대주교 면담을 요구하며, 교구청 내에서 농성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