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이행을 요구하는 희망원대책위와 이를 거부하는 천주교대구대교구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천주교대구대교구는 조환길 대주교와 면담을 요청하며 22일 오전부터 중구 대교구청을 찾은 대책위에 사복 입은 경찰로 대응했다.
조환길 대주교가 부재한 상황에서 희망원 문제를 관장하는 김철재 천주교대구대교구청 사회사목 교구장 대리(바오로 신부)는 교구청 내 경찰 진압 사태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중에 이야기합시다”거나 “경찰한테 얘기해놨으니 알아서 하겠죠”라고 답했다.
김 신부는 여러차례 취재진이 이날 벌어진 상황과 합의 이행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지금은 말 안하고 싶네요”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오전부터 조환길 대주교와 면담을 요청하던 대책위도 오후 5시 40분경 경찰로부터 면담이 불가하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대교구 측이 사태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자 대책위는 6시 30분경부터 면담 요구를 계속하기 위해 본관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일었다. 휠체어 탄 장애인 1명은 발목이 골절돼 응급차에 실려갔다.
경찰은 6시 45분경 희망원대책위 활동가 30여 명을 본관 진입로에서 끌어내 통로를 막아섰고, 다시 진입을 시도하는 활동가과 몸싸움을 이어갔다. 경찰은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두 손을 잡고 움직이지 못하게 결박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활동가 1명은 실신했다.
오후 7시께 천주교대구대교구는 공식적으로 시설보호 요청 철회를 요청했고, 경찰은 본관 입구에서 빠져서 교구청 내 한 곳으로 집결해 대기했다. 희망원대책위는 조환길 대주교와 면담이 성사될 때 까지 교구청 내에서 농성을 이어가며 기다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