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원대책위가 인권유린 사태 책임자 사직 처리 합의를 어긴 천주교대구대교구에 책임을 묻기 위해 조환길 대주교를 찾아 나섰지만, 조 대주교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희망원대책위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조환길 대주교 일정을 쫓아다니며 책임을 추궁할 계획이다.
20일 오후 5시부터 대구 수성구 범어성당 앞에서 합의 이행을 요구하던 희망원대책위는 밤 10시경 조환길 천주교대구대교구 대주교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남구 예수성심시녀회를 찾았다. 조환길 대주교는 천주교대구대교구청이 공사 중이라 임시로 성심시녀회 숙소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원대책위가 시녀회 앞에서 조환길 대주교가 직접 나와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자, 밤 10시 15분경 성심시녀회 수녀 4명이 나와 “대주교는 이곳에 없다”며 돌아가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희망원대책위는 대주교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시녀회 앞에서 대주교 조환길 대주교 면담과 합의 이행을 요구했다. 시녀회 수녀들은 대교구에 연락을 전했다고 했지만, 조환길 대주교는 물론 천주교대구대교구 책임자 어느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희망원대책위는 성심시녀회 숙소 곳곳을 돌아다니며 “조환길 대주교님, 제발 좀 나타나세요”, “희망원 사태 책임자 조환길 대주교님, 잠이 오십니까”라고 애타게 조환길 대주교를 찾았다. 하지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자정을 넘긴 21일 오전 1시 40분 희망원대책위는 해산했다.
서승엽 희망원대책위 공동대표는 “숙소 중 하나라고 알고 있는데, 이 시각까지 안 나오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조환길 대주교 일정을 쫓아 다니며 책임을 추궁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희망원대책위는 오는 22일(월) 오전 대구대교구청 교구장 집무실로 찾아갈 예정이다.
천주교대구대교구는 지난 4월 29일 희망원에서 벌어진 인권유린과 비자금 조성 등 각종 비리에 책임 있는 간부 직원 23명이 낸 사표를 5월 12일까지 처리하겠다고 희망원대책위와 합의했다. 당시 합의문에는 이종건 천주교대구대교구 사무처장 신부가 서명했고, 조환길 대교구장도 합의 당사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대교구는 합의 시한 12일을 하루 넘긴 13일, 대책위에 보낸 ‘상호합의서 이행결과 및 면담요청에 대한 회신’ 문서를 통해 23명 중 12명의 사직 처리를 완료했지만 11명은 반발이 커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