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대구대교구는 지난해 10월 대구시립희망원에서 벌어진 인권유린, 비자금 조성 등 각종 비리를 책임지겠다며 당시 원장신부 등 간부 24명이 낸 사표를 5월 12일까지 처리하기로 했다.
박 모 원장신부 등은 지난해 10월 13일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사퇴하겠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희망원대책위)는 13일 기자회견 후 6일 뒤인 19일에 박 모 원장신부 등이 참여한 인사위원회에서 사표를 철회시킨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29일 오후 5시경 희망원대책위는 사표 철회에 항의하며 대구 중구 계산성당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앞서 4시부터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사표 처리 관련 협상도 진행했다. 하지만 이 협상에서 대구대교구 측은 사표 수리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희망원대책위 활동가 30여 명은 계산성당 안에 진입해 항의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성당 관계자들과 마찰이 일기도 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대책위는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협상을 이어갔고, 30일 0시 20분경 합의에 도달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다음 달 12일까지 사표를 처리하기로 했고, 대책위 측은 추가로 또 다른 비리나 인권유린 사안이 일어나지 않는 한 교구 앞에서 집회를 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