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사드 기습 배치, 그 날의 기록…누가 웃고, 울고 있나요?

주민 울부짖음 속 대한민국에 배치한 미국 사드, 주가 상승한 록히드마틴

20:15

4월 26일, 주민들의 울부짖음 속에서 주한미군이 결국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구 롯데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했습니다. 경찰에 가로막힌 주민들은, 경찰 방패 뒤로 지나가는 사드 운반 차량을 보며 절규했습니다. <뉴스민>은 사드가 소성리에 들어온 26일 전후를 기록합니다.

25일, 성주군민은 여느 때처럼 저녁 촛불집회를 마쳤습니다. 종료 후 군민들 표정이 어둡습니다. 26일 오전 사드가 소성리로 들어올 수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쉬쉬하며 몰래 막아야 한다는 의견, 공개적으로 정보를 알려서 무산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사실, 지난 17일 백악관 관계자가 “(사드 배치는) 한국의 다음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말을 흘리자 군민 사이에서는 5월 초 대선까지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던 차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성주에 모인다는 소식에 군민들은 최대한 소식을 알리고 소성리로 모여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성주·김천·원불교가 소성리로 향했습니다.

물밑에서는 사드 배치 준비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25일 이미 성주군은 사드 배치 지역인 구 롯데골프장 부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의견서를 국방부에 전달한 상태였지요. 경찰도 앞서 사드 장비 수송 중 주민들이 차량으로 길을 막을 것을 대비해 견인 차량까지 준비했고, 사드 수송을 위한 협업 계획도 마쳤습니다.

26일 0시 1분, 이날 오전 사드가 배치된다는 첫 번째 보도가 나왔습니다. 0시 50분,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이 비상소집을 공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을 곳곳에 숨어있던 차량이 마을회관 앞 소성길로 나와 길을 막기 시작했습니다. 1시 40분, 원불교 교무 30여 명이 길 위에서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1시 45분, 경찰 10여 명이 나와 현장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1시 54분, 경찰 여러 명이 쏟아져 나와 소성길을 차단했습니다. 원불교 교무 등 종교인과 주민 60여 명이 고립됐습니다.

1시 58분, 마을회관 사이렌이 울리고 이석주 이장이 비상사태를 알렸습니다. 2시, 이강태 신부의 미사가 시작됐습니다. 2시 27분, 경찰은 주차된 차량을 견인하겠다고 방송했습니다. 곧이어 경찰은 차량 운전석 유리창을 깨고 견인을 시작했습니다. 3시 40분, 경찰이 마지막 강제 해산 경고를 알렸습니다. 경찰은 주민들을 들어 도로 바깥으로 옮겼습니다. 3시 52분, 김선명 원불교 교무가 외쳤습니다. “우리를 밟고 가십시오”. 4시 5분, 원불교 교무 30명도 차례로 들려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4시 45분, 사드 장비가 마을회관 앞을 지나갔습니다. 주민들이 절규했습니다. 경찰은 주민을 향해 방패를 겨누고 사드 장비를 지켰습니다. 경찰 방패에 가로막힌 주민들이 눈물로 호소했지만, 미군은 이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며 미소 지었습니다. 6시 40분, 장비 차량 수십 대가 다시 경찰 보호 속에 롯데골프장 부지로 향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주민들은 주저앉아 눈물만 흘렸습니다. 도금연(81) 씨는 방패를 들고 있는 경찰의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습니다. “우리 손자들···너희들도 이러고 싶겠나”

두 차례 사드 차량이 지나가자, 시민들이 소성리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소성리로 향하는 모든 길목을 막고 시민은 물론 취재 차량도 막았습니다. 응급차 현장 진입도 지연됐습니다. 현장에서 발생한 부상자는 총 15명, 주민들은 응급 호송을 위해 여러 차례 신고했으나, 호송이 지연된다며 발을 굴렀습니다.

이날 저녁 촛불집회까지, 소성리 주민들은 기자회견과 규탄 집회를 이어갔습니다. 황동환 천주교 신부와 원불교 측은 27일 성주경찰서에 항의방문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의 천주교 미사 침탈, 미사 제구 탈취를 항의했고 ▲주차 차량의 유리창을 파손하고 견인한 조치의 법적 근거를 묻고 과도한 집행을 지적했으며 ▲소성리 일대의 교통을 완전히 통제한 근거도 따져 물었습니다. 경찰은 이에 “적법한 법 집행이었고, 집행 과정에서 부당한 손실을 입었다면 국가 배상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원불교 교무들은 “사무여한”을 외치며 27일 오후 4시 미 대사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소성리에서는 28일에도 경찰과 크고 작은 다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날 정오경 주민 일부는 김천시 남면 월명리에서 소성리로 넘어오는 주민 소유 사도를 트랙터로 차단하고 “미군 출입 금지”를 외쳤습니다. 경찰이 다시 출동하고 길목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열렸습니다. 경찰이 “사도라도 같이 이용하는 도로는 점거하면 안 된다”고 하자 주민들은 “롯데골프장으로 가는 길도 주민들이 이용하던 길”이라고 호소했지만, 먹히지는 않았습니다.

비슷한 시각, 트럼프 미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사드 비용 1조 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사드 비용은 미군이 부담한다고 알려진 터라, 국내에서는 다시 사드 논란이 점화됐습니다. 이익은 미국 군수산업체가 봤는데 말이죠.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사드가 배치되며 사드 제조사 록히드 마틴사(LMT)의 주가는 천장을 향해 치솟았습니다. 2014년 7월 15일 한 주당 163.485달러였던 록히드마틴 주가는 2015년 7월 15일 199.64달러, 2016년 7월 15일 233.4199달러, 그리고 사드가 배치된 2017년 4월 말, 27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치솟는 록히드마틴사 주가. 출처: 뉴욕증권거래소

사드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사드 배치로 누가 웃고, 누가 울고 있나요? 28일, 주민들은 여전히 길 위에서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국 사드 물러가라!”, “사드 가고 평화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