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천 사드 피해 보상해주겠다”···주민들, “100억을 줘도 싫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김천 유세, 사드반대 주민 60여 명 모여 항의

17:09

“100억을 줘도 싫어요. 다 필요 없고, 그냥 맘 편하게 살게 해달라구요. 이렇게 살기 좋은데, 할머니들은 무슨 죄가 있어요”

이지연(가명, 38) 씨가 울분을 토했다. 27일 오전 11시 50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경북 김천시 평화동 김천역 앞에서 선거 유세를 했다. 오전 11시 15분, 이미 대형 유세 차량이 김천역 앞 광장을 차지하고 홍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묘하게 김천역 입구를 중심으로 북쪽 방향으로 붉은색 유세 차량과 붉은 옷을 입은 자유한국당 관계자와 지지자 약 100여 명이 운집했고, 남쪽으로 푸른색 평화나비깃발을 든 사드반대 주민 60여 명이 운집했다.

김천역 광장에서는 오늘(27일)로 250일째를 맞는 사드배치 반대 촛불집회가 매일 열리고 있다. 유세 차량 맞은편으로는 촛불집회 무대가 설치돼 있고, 광장 한편으로는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천막이 세워져 있다. 경찰은 역 입구를 중심으로 유세차량 쪽과 촛불집회 무대 방향을 가르는 인간 바리케이드를 만들었다. 순식간에 역 광장이 작은 한반도처럼 허리가 끊어졌다.

묘하게 김천역 입구를 중심으로 북쪽 방향으로 붉은색 유세 차량과 붉은 옷을 입은 자유한국당 관계자와 지지자 100여 명이 운집했고, 남쪽으로 푸른색 평화나비깃발을 든 사드반대 주민 60여 명이 운집했다. 사드반대 주민들은 제각기 평화나비깃발을 들거나,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 김천이 우습냐’, ‘떳떳하냐? 그래서 경찰 8천 명, 주민 200명 새벽 정보작전?’, ‘단디한다더니, 단디했네, 김천배신’이라고 쓴 피켓을 들었다.

이 씨는 ‘사드배치 반대’라고 쓴 푸른색 손자보를 들고 붉은색 유세단으로 향했다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들었다. 이 씨는 “당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이 쌍욕을 퍼부었다”며 “내가 자기 발을 밟았다는 거였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었는데도, 욕을 하더라. 내가 이걸(손자보) 들고 있는 게 싫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사드반대 주민들은 제각기 평화나비깃발을 들거나, ‘여기가 어디라고 오냐? 김천이 우습냐’, ‘떳떳하냐? 그래서 경찰 8천 명, 주민 200명 새벽 정보작전?’, ‘단디한다더니, 단디했네, 김천배신’이라고 쓴 피켓을 들었다.

11시 50분께 광장에 도착한 홍준표 후보는 사드반대 주민들을 의식한 듯 차량에 오르자마자 사드배치와 보상을 거론했다. 홍 후보는 “여러분의 불만 알고 있다. 김천 시민들 피해를 보상해주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여러분 불만을 다 수용하고 사드배치로 인해 여러분이 손해를 보는 것은 모두 보상하도록 하겠다”며 “총을 들고 강도가 들어왔는데, 우리가 옆집에 총이라도 빌려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발언 중간에 다시 한번 “피해는 절대로 다 보상해주겠다”고 보상 문제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 나온 사드반대 주민들은 ‘보상’ 언급에 분노했다. 일부 주민들은 홍 후보가 보상을 거론한 것에 대해 질문하자 “그런 건 묻지 마라”, “한나라당(옛 자유한국당)이 보낸 거냐”고 핏대를 세웠다.

이 씨 역시 “이철우(자유한국당, 경북 김천)도 그렇고, 배낙호(김천시의원)도 그렇고 다 거짓말하지 않았냐”며 “정치하는 사람들 표 한 장 앞에 간이고 쓸개고 다 내놓는다는 걸 알았다. 홍준표 후보 이야기도 여기 있는 사람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씨는 또 “그냥 제가 돈 드려서 집 사줄 테니까, 이철우, 한민구 다 여기 레이더 앞에서 1년만 살라고 해라”며 “대선 전에 자기들끼리 알박기하는 사람들을 믿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