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비대위, “성주경찰서, 성직자 과잉진압 사과하라”

11:26

21일 김도심 원불교 대구경북교구장 등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관계자 40여 명이 성주경찰서를 방문해 “성직자 향한 경찰 과잉진압 사과”를 요구했다.

20일, 사드 부지 사용권이 주한미군에게 넘어간 당일 오전부터 미군이 운용하는 부지 조성 장비 반입이 시작됐다. 주민, 원불교도가 반발했고, 이를 경찰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주민 김형계 씨와 원불교 강현욱 교무가 연행됐고, 김성혜 교무, 윤명은 원불교 비대위 상황실장 등이 다쳤다.

원불교 비대위 측에 따르면 강현욱 교무는 주민 김형계 씨의 연행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함께 연행됐다. 강현욱 교무는 연행 과정에서 다쳐 오른발 염좌, 목 염좌 및 찰과상 진단을 받았다. 윤명은 상황실장은 사드 부지로 향하는 차량을 저지하다 경찰 통제 과정에서 호송됐고, 경추부, 요추부 등 염좌와 찰과상을 진단받았다.

전국에서 모인 원불교 성직자들은 도준수 성주경찰서장 면담을 요구했다. 도준수 서장은 자리에 업었고, 정선종 경비과장, 김성동 수사과장이 면담에 참석했다.

이날 원불교 비대위는 경찰의 진압으로 인한 부상 사태를 중점으로 따져 물었다. 특히, 강현욱 교무에 대한 체포 사유와 지시자가 누구인지 집중적으로 물었으나, 명확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그 외에도 사유 고지 없는 통행 제한, 다친 성직자에 대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가 됐다.

김선명 교무는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종교인으로서 심각한 모독을 느꼈다”라며 “강현욱 교무가 현행범이라며 뒤로 팔을 꺾고 목을 조였다.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는데 종교인을 강력범 대하듯 체포했어야 했나”라고 물었다.

이어 “체포 지시자도 알 수 없다. 종교인을 향한 과잉 조치에 책임자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성주경찰서장에게 보내는 항의 서한을 통해 “소성리에서 벌어지는 경찰들의 부당한 공권력의 사용과 과잉 진압 과정, 그리고 위법 대응에 강력히 항의한다”라며 “경찰이 위법하게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자유를 억압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경찰들에게 강력하게 법적 대응과 함께 인권위 제소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선종 경비과장은 “김형계 씨가 의경을 밀어서 뒤로 자빠질 뻔 한 현장을 목격했다. 그 장면은 준법적 집회 차원을 넘어서 폭행에 가까웠다. 그래서 미란다원칙 고지 후 체포했다”라며 “이 분(강현욱 교무)의 행위는, 도로로 차를 몰고 내려와서 경찰관이 다칠 뻔했다. 경찰관 폭행한 사람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이 분이 연행을 못 하게 해서 체포된 거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시위 참가자 일부가 병력과 충돌했다. 일부 통행 제한이 있다 하더라도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