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구 롯데골프장 부지가 주한미군에 공여된 20일 부지 평탄화 작업을 위한 장비 반입에 주민들이 반발하자 경찰은 2명(주민1, 원불교 성직자1)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했다. 주민들은 “경찰의 무리한 통제로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외교부는 20일 “부지공여 관련 SOFA절차가 3월 2일 개시된 이래 시설 구역 및 환경분과위 세부 협의가 최근 완료됨에 따라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합의 건의문 형태로 4월 19일 부지공여 승인을 SOFA 합동위에 요청하였으며 이를 한미 합동위원장이 4월 20일 승인함으로써 SOFA 부지 공여 절차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부지 공여 절차가 완료된 오후 3시 30분부터 주한미군에게 해당 부지 사용권이 넘어갔다. 이후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사드 포대설계, 시설·기반공사, 사드 포대 이동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아직 성주군은 사드 부지에 대한 군사시설보호구역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같은 날 부지 조성을 위한 공사 장비가 전격 반입됐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사드 부지에 공사 장비 차량(페이로더) 2대가 들어갔다. 뒤이어 들어가는 승합차를 진밭교 삼거리에서 막으려던 윤명은 원불교비대위 상황실장이 경찰에 밀려 타박상을 입고 호송됐다.
오전 8시 50분, 주민 30여 명은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 부지로 향하는 트럭 두 대를 막아섰다. 2시간가량 대치 후 해당 차량은 되돌아갔으나, 오전 11시 50분 경찰이 주민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다시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원불교 성직자 2명이 연행됐다. 칠곡경찰서로 연행된 김형계 씨는 변호인 접견에서 “마을회관으로 가는데 경찰이 옆으로 옮겨와 길을 막으며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강현욱 원불교 교무는 “진밭교 삼거리에서 차를 몰고 내려오다가 경찰이 내리라고 해서 내렸다. 김형계 씨가 끌려가는 걸 보고 막으려고 하자 ‘체포 방해’, ‘공무집행방해’라며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날 주민들은 경찰이 무리하게 통제해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윤명은 원불교비대위 상황실장은 “오전 8시에 페이로더가 들어간 다음 뒤따르는 봉고차를 막으려 했는데 여경에게 밀려 넘어졌다”라며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넘어진 상태에서도 다리와 어깨가 밟혀 타박상을 입었다”라고 설명했다.
정오 경 진료를 받고 돌아오던 윤명은 상황실장은 주민 김형계 씨와 강현욱 교무가 연행되는 장면을 목격했다. 윤 상황실장은 “김형계 씨와 강현욱 교무가 끌려가고 있길래 사유를 물었다. 항의하자 나더러도 공무집행방해라고 했다. 어디로 끌고 가냐며 붙잡았는데 소리를 지르며 나를 두 대 때렸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을 촬영하던 주민 배미영 씨는 “11시 50분쯤 경찰 버스 밑으로 한 여성이 들어갔는데 경찰이 끄집어냈다. 그러더니 ‘체포해’라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김형계 씨의 팔다리를 들고 승합차에 태웠다”라며 “(김형계 씨에게) 맞았다는 의경을 데리고 오라며 소리쳤다. 내가 촬영하러 가니까 여경 10여 명이 둘러쌌다”고 말했다.
임순분 소성리 부녀회장은 “오전 9시쯤부터 할머니들이 차를 막고 있었다. 12시쯤 되니 경찰이 통제하면서 밀고 밀리면서 할머니 한 분이 숨을 헐떡이면서 주저앉았다. 경찰이 조심한다고 해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혜 원불교 교무는 “오전 8시에 진밭교로 왔는데 윤명은 씨가 쓰러져 있었다. 경찰이 조치하지 않아 우리가 119로 신고했다”라며 “마을회관 앞으로 내려와 버스 앞에서 항의했는데 여경 여럿이 나를 둘러싸고 손은 잡고 꺾었다. 검은 장갑을 낀 손으로는 내 입을 막았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예정된 집회신고도 없었기 때문에 공사는 해야 하는 상황이라 공무집행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방해하는 행위가 있어 현행범 체포한 것으로 보인다. 구속까지 갈만한 일은 아닌 거로 파악된다.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치고서 판단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칠곡경찰서로 연행됐던 김형계 씨와 강현욱 교무는 조사 후 오후 6시께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