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예정된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반대 집회·행진을 금지한 경찰 처분을 법원이 또다시 뒤집었다.
7일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손현찬)는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요소로서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한 불가결한 요소”라며 경찰의 제한 통고 효력을 정지했다. 이에 따라 8일 행사에서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사드배치 예정지인 구 롯데골프장 입구 100m 앞까지 행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1일, 경찰은 집회 신고 장소 일부가 군사기지및군사시설보호법 상 군사시설 주변지역에 해당한다며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가 신고한 집회에 제한을 통고했다. 성주투쟁위는 5일 법원에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취소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일부 인용했다.
가처분 심리 과정에서 경찰은 구 성주골프장 부지가 군사시설보호법상 ‘군사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집회 제한을 통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군사시설’이라는 근거는 ▶군인 200여 명이 주둔하고 있고 ▶초소, 통신망 등 군 시설을 갖췄으며 ▶부지 미군 공여 대비 측량작업 등 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행진이 계획된 진입도로는 성주골프장으로 진입하는 유일한 진출입로로 군 작전차량이 통행하는 길이며, 사드 체계 운반 차량 등 중요 군 작전 차량이 진입할 수 있어 군 작전 수행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반면 성주투쟁위는 ▲아직 군사시설 설치하지 않아 군사시설이라고 볼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집회 제한할 수 있는 군사시설 주변지역에도 해당하지 않고 ▲집회로 인해 군 작전수행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집회·표현의 자유 침해를 막기 위해 경찰 처분을 정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집회는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집회의 자유가 효과적으로 보장된다”라며 “(경찰의 통고대로) 사드가 배치되는 골프장으로부터 1.3km 떨어진 진밭교 삼거리까지 행진만 허용하는 것은 집회의 목적과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이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자 하는 헌법과 법률의 취지에도 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6일 배현무 성주투쟁위 법무팀장과 주민 7명은 진밭교 인근 군·경의 상시적 출입 통제로 인권침해가 발생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진밭교 인근에 경찰병력을 배치하고 군인과 협의해 소성리 주민과 농토 소유자의 왕래를 막고 신분증을 요구하고 있다. 통행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라며 “경찰은 소속과 직위를 말하지 않으며 통행제한과 신분증 제시의 목적과 이유를 고지하지도 않았다”고 진정서를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