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의회, 의무급식 확대 예산 삭감 논란…“3개 학년 동시에” vs “1학년부터라도”

예결위원장, "1학년부터 덜컥...의견 종합해 확대안 만들기로"
정의당, "더 많은 의무급식 위해 삭감 한다는 게 맞나" 반박

19:52

경산시의회가 2017년 하반기 동 지역 초등학생 1학년생 의무급식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동 지역 점진적 전면 적용 안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의무급식 점진적 확대를 위해서라면 초등학교 1학년생부터라도 의무급식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산시의회(의장 최덕수)는 지난 4일 폐회한 제191회 임시회에서 2017년 1차 추가경정 예산에 편성된 동 지역 의무급식 지원 예산안 3억1천여만 원 의결을 보류했다. 경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전액 삭감안을 올렸지만, 예산결산위원회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판단해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경산시는 전체 31개 초등학교, 15개 중학교 중 읍·면 지역 9개 초등학교, 8개 중학교에서 의무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추가경정 예산은 경산시가 동 지역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오는 2017년 하반기부터 우선 의무급식을 시행하기 위해 편성했다. 하지만 예산안 의결이 보류되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엄정애 경산시의원 (산업건설위/예산결산특별위, 정의당)은 “경북에서는 문경, 영주, 경산에서만 동 지역 의무급식이 실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읍·면 중심인 두 지자체와 달리 경산시는 동 지역 인구가 훨씬 많아 동 지역 의무급식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안주현 경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자유한국당)은 “의무급식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은 우리 조례에도 있다. 앞으로 어떻게 확대해 나갈 것인지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1학년부터 덜컥하자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의견을 종합해서 확대안을 만들기로 동의를 구하고, 안건을 상정하지 않은 것인데, 마치 의무급식을 하지 않으려 삭감한 것처럼 이야기되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2018년 동 지역 초등학생 1, 2, 3학년 시행, 2019년 4, 5, 6학년으로 확대 시행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관련 예산 편성을 종합해 다음 회기에 전체 의원 결의로 발의하자고 제안했다.

안 위원장은 “세 학년 의무급식을 하는데 17억 정도가 예상된다. 경산시 예산으로 적은 돈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한 예산”이라며 “의무급식을 고민하는 건 다 마찬가지다. 다만, 이런 식으로 실시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나름대로 절충안을 냈다”고 말했다.

윤기현 경산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 부위원장(산업건설위 부위원장, 자유한국당)도 “산건위에서 논의할 때도 전체적으로 시행하는 방향으로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1학년 때만 의무급식하고 한 학년 올라간다고 안 줄 수는 없으니, 그런 고민도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한다. 무턱대고 1학년만 한다고 들고 오니, 의원들도 부끄럽지만 자료를 받아보거나 안을 구상해서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부위원장은 “한 학년만 하는 건 억지로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준비가 덜 된 계획이라고 본다”며 “비록 1년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계획을 만들어서 경산시도 전체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 이제 말문을 열었으니, 다음 예산편성에서 충분한 논의가 있을 거다”고 덧붙였다.

이에 엄정애 의원은 “내년도 의무급식을 해줘야 한다면서 결국 올해 예산은 삭감했다”며 “더 많이 의무급식을 하려고 예산을 삭감한다는 게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시정질의 중인 엄정애 의원(2016.11.30)

정의당 경북도당 경산시위원회는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등교육도시를 시정 제1목표로 내세운 경산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며 “경산시의회는 시민의 대표자로서 동지역과 읍·면지역을 차별하지 말고 조속한 시행을 위해 노력하라”고 요구했다.

경상북도 23개 시·군 중 13개 군이 전면 의무급식을 실시하며, 나머지 10개 시·군 중 경산, 문경, 영주시를 제외한 7개는 단계적으로 동 지역 의무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경산시의회 제189회 임시회에서 엄정애 의원은 경산시 의무급식 단계적 확대와 장기적 전면 시행을 요구했고, 당시 최영조 경산시장도 “2017년 2학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 대상으로 동 지역 학교급식 우선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대구도 하는데…” 무상급식 불모지 경산, “동지역 확대 필요”<2016.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