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가스공사(사장 이승훈)가 주주총회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반발 속에서도 내정한 상임감사를 선임해 논란이 예상된다. 노조는 박근혜 탄핵으로 식물정부로 전락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낙점한 낙하산 인사 강행이 가스공사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오후 2시 대구시 동구 신서동 첨단로 120 한국가스공사 대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다. 주주총회 결과 상임감사 선임 등 준비한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논란이 됐던 이상훈 신임 상임감사는 그동안 뉴라이트전국연합 목민포럼 상임고문, 한나라당 평화통일위원장, 사단법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 이사, 한국전기안전공사 상임감사 등을 역임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와 취임준비위원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
이와 관련해 가스공사노조는 주주총회장 입구에서 낙하산 인사 선임 중단과 성과연봉제 도입 중단 등을 요구하며 피케팅을 벌였다. 주주총회에 참석해 발언권을 얻은 한국가스공사 우리사주조합장인 박철효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 사무처장은 “공공기관의 비효율적 운영, 부패와 도덕적 해이를 견제해야 하는 상임감사에 정권 창출에 공헌해 보은인사 혜택을 받은 자가 또 다시 낙하산 인사로 투하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 박근혜의 탄핵으로 사실상 식물정부로 전락한 이 시점에 이런 인사를 한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철효 사무처장은 “염임되는 비상임이사 2명(김종래, 이선우)은 작년 정부의 지시로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건을 노동조합 동의가 없었음에도 이사회에서 찬성해, 근로기준법 및 노조법 위반혐의로서 고발당한 상태”라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해 11월 한국스공사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취업규칙을 일방적으로 수정한 행위는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을 위배했다며 대구지방법원에 소송과 더불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12월 1차 심리가 열렸고, 31일 2차 심리를 앞두고 있다.
박희병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장은 “새로운 정부에서 결정하는 것이 맞다. 주주총회에서 통과됐지만, 황교안 총리가 재가하지 않으면 된다”며 “박근혜 정권의 실정과 적폐에 대한 청산은 공사에서도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선 27일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한국가스공사를 포함한 공기업 감사 선임에 황교안 총리가 월권을 행사하지 말 것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