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시민단체 반발에도 시립희망원 새 수탁자 모집공고

대구시, 오는 31일~4월 7일까지 신청서 접수
희망원대책위, "여전히 안일한 생각" 반발
오는 30~31일, 대구시청 앞에서 1박 2일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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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인권유린 사태와 비리 문제가 불거져 시민단체가 공적 운영을 요구한 대구시립희망원 새 수탁자 모집을 공고했다.

23일 대구시는 홈페이지에 희망원 수탁자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오는 31일부터 4월 7일까지 16일 동안 수탁 신청을 받는다. 대상 시설은 희망원 내 노숙인재활시설(희망원), 노숙인요양시설(라파엘의집), 정신요양시설(성요한의집), 장애인거주시설(글라라의집) 등이다.

▲대구시가 공고한 ‘대구시립희망원 수탁자 모집 공고'[사진=대구시 홈페이지 갈무리]

천주교대구대교구 유지재단이 37년간 운영한 대구시립희망원은 지난해 인권유린과 횡령 등의 비리가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 생활인 감금과 운영비 횡령 등으로 배 모(63) 전 대구시립희망원장이 구속됐고, 전·현직 임직원 18명과 달성군 공무원 등 25명이 입건됐다. 지난 8일, 관련 첫 재판이 시작됐다.

공고에 따르면, 위탁 기간은 오는 6월 1일부터 2020년 5월 31일까지 3년이며, 희망원 기존 종사자 고용승계와 대구시 희망원 혁신대책 이행을 위탁 조건으로 달았다. 사회복지법인 또는 비영리법인으로 위탁 분야에 사업수행능력, 재정적 능력, 공신력이 있는 법인이어야 하며, 비리나 부실운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위탁 해지된 경험이 있는 법인은 신청할 수 없다.

대구시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대구시 달성군 희망원 내에서 신청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4월 18일, 민간위탁적격자 심의위원회가 사업계획서 등을 채점한 후 합격자에게 결과를 개별통보할 예정이다. 심의위원회 결정 후 10일 이내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고, 5월 한 달 동안 희망원 관리·운영업무 등을 인수, 인계한다.

▲지난 21일,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장애인연대)’와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희망원대책위)’가 대구시청 앞에서 희망원 감사 결과 및 대책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하지만 희망원 인권유린 사태와 비리 문제를 제기해 온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희망원대책위)는 민간 위탁을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관련 기사 : 대구시, 인권유린 희망원 다시 민간위탁?…시민단체 “책임 방기”(2017.03.13)

은재식 희망원대책위 공동대표는 “대구시가 위탁 공고를 냈다는 것은 대책위와 더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본다”며 “계속해서 민간에 떠넘기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희망원대책위는 오는 30일 대구시청 앞에서 천주교대구대교구 유지재단 즉각 위탁 철회와 희망원 공적 운영을 요구하는 1박 2일 농성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