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투표권 개정안 8건 국회 계류 중···“탄핵 후 첫 정치개혁은 선거법 개혁”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개정안 발의는 했는데···
시민사회단체, 선거법 개혁 촉구 전국 동시 다발 퍼포먼스

16:54

20대 국회가 개원하고 22일 현재까지 공직선거법 개정안만 95건 발의됐다. 이 중 15건만 지난 1월 20일과 3월 2일 통과했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탄핵과 조기 대선 국면에서 논의된 선거연령 하향이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대선 결선투표 도입 문제는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한 상태다.

현재까지 발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중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법률안만 8건 발의됐지만, 모두 소관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5월 30일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파주시갑)이 처음 선거연령 하향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민주당에서만 윤호중(경기 구리시), 소병훈(경기 광주시갑), 박주민(서울 은평구갑), 진선미(서울 강동구갑)(발의일 순)이 추가로 선거 연령 하향 법안을 제출했다.

국민의당도 김관영(전북 군산시), 이용호(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의원이 각각 선거연령 하향 개정안을 제출했고, 윤소하 정의당(비례) 의원도 제출했다. 하지만 선거연령 하향 문제는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서 답보상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선거 결과가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골자로 한 개정안도 4건 발의됐다. 민주당 소병훈, 김상희(경기 부천시 소사구), 박주민 의원이 권역별 비례대표(소병훈, 김상희) 또는 연동형 비례대표(박주민) 개정안을 내놨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비례)은 비례대표 자체를 확대하는 법률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민주당 유승희(서울 성북구갑), 박주민, 박남춘(인천 남동구갑), 김태년(경기 성남시 수정구) 의원은 선거 기간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법률도 제출했지만 역시 소관위 계류 상태다.

결선투표제 도입은 정의당과 국민의당이 적극적이다. 지금까지 발의된 95개 공직선거법 개정안 중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개정안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경남 창원시 성산구),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비례)이 발의했다.

정치권은 박근혜 탄핵 이전까진 선거법 개혁 논의를 잠시 했지만, 정당별 셈법이 갈리면서 현재 정당 대부분이 선거법 개혁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22일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과 캠페인을 통해 “대통령 탄핵 후 첫 정치개혁 과제는 선거법 개혁”이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경실련, 대구YMCA, 대구참여연대, (사)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등 대구 지역 29개 시민사회단체도 이날 오후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8세 투표권 보장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결선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통령 탄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광장을 밝힌 촛불민심은 나라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이 제대로 실현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선 적폐청산과 수많은 개혁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 상황은 적폐청산과 개혁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재벌개혁, 검찰개혁 등 숱한 개혁입법들이 국회에 묶여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엇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반드시 이뤄졌어야 할 만 18세 선거권, 유권자 표현의 자유도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다”며 “그 결과 60만 명이 넘는 만 18세 청년들이 이번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대선후보들과 국회의원들에게 요구한다. 정치 변화를 말한다면 선거법 개정부터 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라며 “선거법 개혁에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정치인들은 민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18세 투표권 보장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결선투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전동자전거에 오른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제각기 “정당 득표만큼 국회 의석 배분!”, “대표성 높은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등의 현수막이나 손피켓을 들고 대구 동성로 일대를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