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3차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통합’의 아이콘이 됐다. 1시간 30분간 진행된 토론회에서 안 지사는 ‘통합’을 17번 언급했고, 대연정 등 ‘연정’을 13번 언급했다. 안 후보를 향한 질문 역시 ‘통합’, ‘대연정’이 주를 이뤘고, 안 후보가 타 후보에게 한 질문도 통합 리더십 관련이었다.
안 지사는 지난 2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대연정을 언급했다. 당시 안 지사는 “노무현 정부 때 못했던 대연정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실천할 것”이라며 “국무총리를 인준받고 국무회의를 구성하려면 원내 과반을 구성하는 다수파가 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대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언 당시까지만 해도 국정농단 사태를 만든 자유한국당과도 연정하자는 의미냐며 큰 비난을 받았지만, 이제는 TV 토론회에서도 무리 없이 주장할 만큼 공공연해졌다.
1시간 30분간 ‘통합’ 17번 언급, ‘연정’도 13번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대연정을 주장했다”
문재인 향해, ‘통합의 리더십이 부족하다’ 지적
안 지사는 이날 토론에서도 ‘공정과 청렴’, ‘소통과 통합’, ‘경제’, ‘안보’ 4가지 중 ‘소통과 통합’을 강점으로 꼽으면서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대연정을 주장했다”며 “국회에서 개혁 입법을 처리할 때마다 촛불을 들어달라고 할 순 없다. 대연정만이 국민 통합과 국가 개혁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각 후보에게 9분씩 주어지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통합의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공격하면서, 통합 리더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는 모습을 보였다.
안 지사는 김종인, 손학규, 김한길, 박지원, 안철수 등 민주당 지도급 인사들의 탈당을 언급하면서 “당의 리더로서 문 후보께서 통합의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했다”며 “당내 통합 문제에도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 못 했는데, 대한민국 분열과 갈등을 어떻게 통합의 리더십으로 이끌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재명 시장을 향해서도 “대통령으로서 큰 지도자가 되려 한다면, 모든 국민을 안아주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여소야대 의회를 상대로 대통령이 된다면, 의회와 높은 수준의 협치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후보님이 품 넓고, 따뜻한 지도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 도둑마저도 우리 국민, 함께 안아야”
“국민 70% 이상 연정 동의”
이 시장이 적폐 청산 대상을 도둑으로 비유하며 함께할 수 없다고 하자 안 지사는 “그 도둑마저도 우리 국민”이라며 “함께 안아야 한다. 끊임없이 대화하려는 따뜻한 진보의 길을 우리 모두 가자”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이 시장이 “나라를 이렇게 만든 구태 적폐 세력과 권력을 나누는 대연정은 시대 역행”이라고 지적하자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80석 이상이 아니면 우리가 원하는 개혁 입법을 밀고 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180석 이상 가장 큰 의회 다수파를 형성해 의회 다수파와 다음 정부를 이끌어가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문 전 대표가 “안 후보가 정당 정치를 강조하면서 대연정을 이야기하는데, 대연정은 민주당의 당론이 아니”라고 꼬집자 “대연정은 내각구성에 있어서 대통령 인사권을 의회와 함께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당선자 입장에서 정당에 제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 70% 이상이 소연정이든 대연정이든, 연정에 동의하시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충분한 동의가 있고, 정당 정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성 고양시장은 2002년 대선 당시 발생한 불법 대선 자금 문제로 안 지사를 물고 늘어졌다. 최 시장은 지난 7일 오마이뉴스 보도를 근거로 본인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안 지사에게 할애했다.
최 시장은 “최종 판결문에 따르면 대선 이후에도 박연차 회장에게 4억을 받았다고 하는데, 대통령 탄핵 이후에 민주당의 개혁적인 후보로, 대통령 자격 있다고 생각하시냐”고 물었다.
이에 안 지사는 “대선자금 수사로 인한 처벌은 대선자금에 대한 대표적 처벌이었다고 말씀드린다”며 “개인적 잘못도 인정했고, 상응하는 벌도 받았다. 그것으로 인해 공천도 받지 못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또 2010년, 2014년 도지사 선거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전제하고 도지사로서 공적 선택을 받았다. 국민 여러분께 정치적으로 사면받고, 복권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