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본부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민주노총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직 내 성폭력 사건과 관련한 예방조치와 후속조치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울산본부장을 사퇴한 가해자 강 모 씨도 사과문을 통해 “성폭력과 언어폭력으로 마음 깊이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3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강 모 전 울산본부장 성폭력사건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강 씨는 성폭력 사건 이후 16일 자로 울산본부장을 사퇴했으며, 피해자는 민주노총에 이번 사건과 관련 후속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24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민주노총은 성폭력 피해 당사자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며, 사건 발생 즉시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을 먼저 사과드린다”며 “성평등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민주노총에서 성폭력이 발생해 조합원들과 민주노총을 지지하는 많은 분을 실망시켜드린 점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서 “울산본부장 사퇴 직후 일부 울산본부 임원들이 사퇴 사유를 알린다며 발송한 문자가 가해자의 시각으로 작성되었고, 그로써 2차 가해가 나타난 점은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이를 예방하지 못하고 상급조직으로서 적절히 지도하지 못한 점에 대한 민주노총의 책임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에 대한 사전 예방조치 및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전 조직 대상 성평등 교육, 반성폭력 교육 실행 △2차 가해 발생 시 엄중 처벌 △피해자 생존 및 치유 프로그램 개발 및 예산 책정 등의 조치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성폭력 가해자 강 모 씨도 사과문을 통해 “향후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2년간 공직(비선출직 간부, 대의원이나 회의 및 단체 대표자나 책임자 등 포함)에 출마하지 않겠으며, 서울 지역의 집회 또는 행사 참여를 최소한 3년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개월 이내 최소 10회 이상의 가해자 교육을 자부담으로 이수하고, 민주노총의 결정을 수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 씨는 “그 당시에는 그것이 성폭력과 언어폭력인지 알지 못했으나 총연맹의 여성위원장과 여성국장을 만나 말을 들으면서 폭력이었음을 알게 됐다”며 “다시 한 번 저의 잘못된 성폭력과 언어폭력으로 마음 깊이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강 씨는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해 ‘죽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라’, ‘당신은 운동 몇 년 하셨냐, 나는 20년 넘게 했다’ ‘애인할 자신 없으니 섹스 하는 친구로 지내자’ 등의 언어폭력을 하고, 지속적으로 새벽에 전화를 하기도 했다. 강 씨는 사과문에서 피해자가 거부하는데도 신체 일부를 사진 찍어 보내달라고 요구하거나, 피해자 의사와 반하게 성관계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측은 “운동 사회에서 불평등한 연애관계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며 “사랑과 폭력이 엄연히 다른 만큼, 두 사람간 연애의 관계성과 폭력을 각각 달리 접근했다. 향후 연애관계가 얼마나 사적인 영역에 해당하느냐에 대한 논의도 과제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제휴=참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