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깃발 게양대에서 펄럭이던 ‘새마을’ 깃발이 내려왔다. 대신 성주·김천 주민들이 제작한 ‘사드가고 평화오라’ 깃발이 태극기 양옆으로 펄럭였다. 성주 소성리는 김천시와 맞닿아 있는 마을로 국방부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한 성주롯데스카이힐CC(롯데골프장) 입구에 있다.
성주·김천주민과 원불교 교도 4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방부의 일방적인 사드 배치 강행을 규탄했다. 국방부는 28일 군유지와 부지를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군 400여 명을 투입해 사드 배치 일정을 밀어붙였다. 또, 경찰 1,500여 명을 투입해 주민들의 진입을 원천봉쇄했다.
집회 시작과 함께 소성리 마을회관 앞 깃발 게양대에 걸린 새마을기가 내려왔다. 대신 파란색 배경에 평화나비 그림과 ‘사드가고 평화오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 2개가 걸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 양옆으로 펄럭이는 ‘평화나비’ 깃발을 바라보며 “박근혜를 구속하라”, “한민구를 구속하라”, “사드가고 평화오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희주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박근혜 퇴진만을 간절히 바란다.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든 것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국민들이었다”며 “끝까지 투쟁해서 사드 배치를 철회시키고 ‘대한미국’이 아닌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말했다.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군인은 조국을 지키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군인이 됐다. 조국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갔는데, 주민을 막으니 얼마나 자괴감을 느끼겠나. 주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게 경찰인데, 한민구가 시키고, 박근혜가 시키고, 황교안이 시키는 일을 하니 얼마나 자괴감이 들겠냐”며 “사드는 우리의 생명과 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로 가고 있다. 어려운 일을 겪겠지만, 평화를 이루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나가자”고 말했다.
박석민 사드저지전국행동 공동집행장도 성주를 방문해 “롯데가 사드 부지 교환을 결정했다고, 국방부가 발표했다. 국방부가 기업입니까. 국방부는 성주, 김천 시민에게 물어봤나. 사드가 어떤 근거로 배치되는지 본 적 있느냐”며 “사드 반대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불법을 저지른 너희들이 이 땅을 나가라고 이야기 하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3시부터 사드 배치 철회를 외치며 소성리마을회관에서 롯데골프장 방향 평화계곡 삼거리를 왕복하는 행진을 벌인 후 집회를 마쳤다.
이날도 성주는 오후 7시 30분 성주군청 앞 평화나비과장에서 232일째, 김천은 오후 7시 김천역 광장에서 193일째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를 계속 이어간다. 또, 초전면 주민들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저녁 7시 30분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를 연다.
성주·김천 주민들은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주골프장에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을 거치지 않았다며 28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부작위위법확인 행정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