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국방부 사드 부지 합의…“정부 압력 받은 롯데, 그룹 존폐까지 걱정해야”

성주투쟁위, 롯데 입장 나올때까지 지켜볼 것...끝까지 투쟁 벌인다
사드배치반대대경대책위, 28일 롯데백화점 앞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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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27일 이사회에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성주CC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부지로 교환하기로 했다는 국방부 발표에 대해 성주군민들이 “사드배치 철회 투쟁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롯데의 결정을 두고 “그룹의 존폐까지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국방부는 “오늘 성주골프장 측으로부터 이사회 개최 결과, 사드 배치 부지 교환을 승인했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이르면 28일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뉴스민>은 사실 확인을 위해 롯데상사 관계자에게 수 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2월 27일 국방부 발표 이후 성주 롯데골프장 정문.

이 같은 보도 이후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 인근에는 경찰 240여 명이 배치됐고, 성주읍에도 경찰 200여 명이 더 충원됐다.

소성리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우리를 이렇게 버리는 것이냐. 가서 들이 눕기라도 해야겠다”는 등 롯데의 결정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석주(63) 소성리 이장은 “탄핵이라도 끝내고 하던가 하지. 롯데가 결정했다고 해서 물러앉을 것도 아니다. 공사를 방해하더라도 끝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발표 이후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와 사드 반대 시민단체들은 롯데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오늘 롯데 이사회에서 승인했다고 하는데, 국방부 발표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롯데가 구체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탄핵 심판 이후까지 버티는 게 상식적인데, 국방부가 많은 압력을 넣었다 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지를 교환할 경우 군사보호시설로 지정하기 위해 성주군수 동의가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장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간다면 법적으로 대응하면 된다. 군사보호시설로 철조망을 치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조약도 아니고, 약정도 아닌 합의서에 사인한 것에 불과한 사드 배치를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이 나서서 하고 있다. 초전면 소성리로 결집해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벌일 것이다. 일단 내일까지 좀 지켜보자”고 말했다.

김찬수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공동대표는 “실체도 없는 사드 배치 합의에 근거한 롯데의 사드 배치 부지 제공은 불법부당하며 원천무효”라며 “우리는 롯데 이사회 결정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성주, 김천 주민들과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일단, 환경영향평가와 미군 공여 절차가 있고, 실시설계도가 나와야 하고, 설계도를 보고 어느 정도 군사적 보호 조치를 할 것인지 판단해야 할 것이고, 해당 지자체하고 협의하는 절차도 남아 있다”며 “롯데는 잘못하다가는 대표가 배임죄에 걸릴만한 상황인데, 이렇게 받아들인 것은 정부에서 압력을 강하게 받은 것 같다. 이 결정은 이후 그룹의 존폐까지 걱정해야 할 것이다. 중국에서 사업이 잘못되면 롯데그룹이 날라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230일째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를 벌인 성주군민들은 이날도 평화나비광장에 모였다.

성주군민 250여 명은 이날 저녁 7시 30분 성주군청 건너편 평화나비광장에서 230일차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후 성주군청 앞과 성주골프장 초입인 초전면 소성리 일대를 기점으로 사드 배치 철회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는 28일 오전 11시 롯데백화점 대구점 앞에서 부지 제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