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고 학부모들이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철회를 요구하는 온⋅오프라인 서명을 학교장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다. 현재까지 서명에 동참한 인원은 1만 3천여 명이다.
22일 오전 10시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 학부모들이 문명고 소강당에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철회를 위한 대책회의를 2시간 가량 벌였다.
학부모들은 오는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역사교과용 도서 다양성 보장에 대한 특별법(국정교과서 금지법)’ 논의를 앞두고, 국회에 법안 처리를 요구하는 입장을 밝히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학부모들은 지난 20일부터 경산시 정평네거리, 영남대 등에서 시민 1,108명을 대상으로 국정교과서 철회 서명을 받았다. 문명고 학생회도 지난 19일부터 다음 <아고라>(서명하러 가기) 온라인 청원을 시작해 현재 1만2,700여 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오는 22일 오전 온⋅오프라인 합쳐 1만 3천 여명 서명을 모아 노회찬 국회의원(정의당, 법제사법위)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같은 당 경산시의원 엄정애 시의원이 창구 역할을 한다.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의견을 밝힌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도 김부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국민의당 대구시당 등을 통해 의견을 전달한다.
문명고 재학생 학부모인 김영희 씨는 “국회를 통해서 꼭 이 문제가 풀렸으면 좋겠다. 며칠째 시위를 하고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시내에서 서명을 받으면서 같은 문명고 학부모님도 만났다. 우리는 이렇게 애가 타는데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시민들도 많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23일 오전 9시 30분 다시 운동장 집회를 예고했다. 학생들은 자율학습 쉬는 시간 등을 이용해 대자보 쓰기 등으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철회를 요구한다. 이날 집회 해산 후 학부모 대책위는 오전 11시 학교장과 국회에 국정교과서 철회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장에게도 직접 서명을 제출할 계획이다.
김태동 문명고 교장이 3일째 병가로 출근하지 않으면서 직접 서명 전달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학부모 대책위는 교감을 통해서라도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사들의 반발도 이어진다. 역사 담당 교사가 국정교과서 연구수업 거부를 선언한 데 이어, 현재까지 문명고 교사 과반이 넘는 19명이 국정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을 마쳤다. 2017학년도 퇴임 예정 교사를 제외하면 문명고 전체 교사는 모두 37명이다. 연구학교 신청 당시 반대 교사가 10명이었던 걸 감안하면 반대 교사가 급증한 것이고, 과반수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