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대구시의회가 대동초등학교(북구 소재) 통폐합을 확정하는 조례안 최종 의결을 앞두고, 통폐합 반대 학부모 및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이 이를 막기 위한 마지막 힘을 짜내고 있다.
21일 오후 이주호 대동초통폐합반대대책위원장을 포함한 학부모 대표와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자유한국당, 중구2), 김혜정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 오석환 대구교육청 부교육감 등이 간담회를 가졌다.
이주호 위원장에 따르면 반대 학부모들은 이 자리에서 통폐합을 꼭 해야 한다면 2학기로 기한 유예라도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주호 위원장은 “꼭 해야 한다면 융화프로그램 제대로 해서 아이들이 정서적 갈등 없는 상황에서 가는 게 좋지 않겠나. 당장 안 한다고 해서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닌데, 기한이라도 9월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논란 끝에 상임위를 통과한 조례안(대구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개정안) 본회의 의결만 남겨둔 상황에서 교육청이 학부모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 위원장은 “부교육감이 검토해보겠다곤 했는데, 될 것 같진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같은날 지역 시민 단체와 정당은 논평과 성명을 통해 대구시의회를 향해 “더 이상 거수기 노릇을 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21일 논평을 통해 “다수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미 상임위를 통과한 이번 통폐합안이 본회의에서 얼마나 민의를 수렴할지 의문”이라며 “유가초 통폐합을 돌이켜봐도 대구시의회는 비판적 견해나 대안 마련 고민조차 없이 사실상 행정기간의 거수기 역할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정의당은 “견제 기능을 상실한 시의회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회 동의도 얻지 않은 지금도 교육청은 통폐합을 기정 사실화 하고 교육박물관을 추진하는 독단적 행정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대구시의회는 각성하고 결단하라”고 성토했다.
대구 2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유가초에 이어 대동초 통폐합은 벼랑 끝 전술을 쓴 교육청 의도대로 상임위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며 “류규하 의장은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깊어진 갈등과 상처에 대해 내일 또 무슨 말을 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교육청은 지역주민과 학부모를 철저히 배제한 채 대동초 후적지를 대구교육박물관으로 미리 정해 놓고 사전 각본에 의해 밀실에서 추진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97억 건립비와 연 15억 원 운영비가 소요되는 대구교육박물관은 그야말로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우동기 교육감 치적 쌓기를 위해 소규모 학교를 무자비하게 통폐합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되어선 안 된다”며 “대구시의회의 밀실야합 정치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일당 독점으로 인해 정책 경쟁이 사라진 대구시의회의 퇴행적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폐합 반대 학부모들, 최길영 대구시의원 주민소환 검토
“지역구 시의원이 학교 없애” 비난
한편 대동초 통폐합 반대 학부모들은 최길영 대구시의원(자유한국당, 북구2) 주민소환을 검토할 계획이다. 학부모들은 최 의원이 지역구 시의원임에도 지역구에 있는 학교를 지키는데 앞장서기보다 통폐합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이주호 위원장은 “우리 학교를 지역구 시의원이 없앤거지 않나? 그걸 잊지 않도록 최 의원의 책임을 묻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의회 교육위 소속이기도 한 최 의원은 지난 17일 조례안 심의 과정에서도 다른 시의원들과 다르게 대동초 통폐합 문제점 보다 교육청이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데 그쳤다.
최 의원은 평소 통폐합에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대구 북구-정태옥 국회의원(자유한국당, 대구 북구갑) 간 당정협의회에서 최 의원은 대동초 통폐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한 바 있다. (관련기사=정태옥-북구청, “학교 통폐합 우리가 적극 협조⋯”(‘16.7.12))
배창규 교육위원장(자유한국당, 비례)도 17일 조례안 통과 직후 기자와 만나 “최길영 부의장은 지역구 의원이고, 교육위원이신데, 지역 의원님이 (지역 의견을)잘 알고 계시다”며 최 의원이 통폐합에 찬성했다는 취지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