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문명고 학생회가 국정교과서 철회 서명운동에 나섰다. 문명고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에 신청했다.
문명고 학생들은 토론을 벌여, 국정교과서 지정 철회 서명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20일까지 재학생 400여 명이 ‘연구학교 지정 철회’ 연서명을 하기로 했고, 온라인 청원운동에도 나섰다.
서명운동에 나선 문명고 재학생 김 모(17) 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직접 만나 서명을 받고 있고, 온라인에서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20일 학교 운동장에서 학부모들이 여는 집회에도 참여할 계획”이라며 “시민 여러분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말했다.
문명고 학생회는 18일부터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에 ‘문명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해주십시오!’(바로가기)라는 제목으로 서명을 시작했다. 19일 현재(오전 11시) 동참한 사람은 1,559명이다.
문명고 학생회는 “교장선생님께서는 16일 오전에 학생들을 강당에 불러 황교안 권한대행이 총리 시절에 한 국정교과서와 관련된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게 한 뒤 이미 다 결정이 나버렸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셨고 학생들의 질문에도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라며 “이는 명백히 우리 학생들을 기만한 행위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교과서를 선택하는지는 교과목 선생님들이 충분한 회의를 거쳐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상북도 교육청에서는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교사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공문을 보냈고, 문명고등학교는 반대하는 선생님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견들을 묵살한 채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학생회는 “역사는 한 가지의 절대적인 해석이 나오는 학문이 아닙니다. 하지만 국정교과서는 교육부라는 하나의 시선에서 쓰입니다”라며 “국정교과서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주된 논지는 검정 교과서가 좌편향 돼 있다는 것인데, 오직 한 가지 시선으로 쓰이는 외눈박이 교과서가 현 정권의 입김에 휘둘리고, 편향될 가능성이 더 큰 것 아닙니까?”라고 되물었다.
끝으로 학생회는 “문명고등학교, 경상북도교육청은 문명고등학교를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하는 것을 즉시 철회해주십시오”라고 밝혔다.
문명고 학생들은 지난 17일 오전과 오후에도 교장의 독단적인 결정에 항의하며 피켓팅을 이어갔다. 또, 학부모들도 반대하며 항의 방문과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20일 오전 9시 30분 문명고 운동장에 모여 연구학교 지정 철회 집회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