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이 가칭 대구교육박물관 건립 때문에 대동초등학교(북구 소재) 통폐합을 무리하게 강행한 정황이 또 하나 드러났다. 대동초 구성원에게 통폐합을 알리기도 전에 교육박물관 건립 일정을 진행했음을 보여주는 문서가 발견됐다.
작은학교살리기대구공대위(공대위)가 유은혜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을 통해 확보한 문서에 따르면 대구교육청은 지난해 5월 17일 지방교육재정 투자심사 대상사업 심사를 시작해 다음 달 2일, 심사 결과 교육박물관 건립 사업을 결정했다.
지난 1월 공식적으로 대구교육박물관설립추진단이 부교육감 직속으로 만들어지기 전까지 교육박물관 사업을 총무과에서 추진한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지난해 6월 1일 대동초 통폐합 후적지에 교육박물관 건립을 추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지난해 4월 통폐합 계획이 마련된 후 대동초 통폐합 관련 설명회 한 번 하기도 전에 대동초 통폐합을 기정사실로 하고 교육박물관 건립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대구교육청이 공식적으로 대동초 통페합을 학교 구성원에 알린 것은 지난해 5월 19일이다. 이날 교육청은 대동초 교직원을 대상으로 통폐합 설명회를 열었다. 지방교육재정 투자심사 대상사업 심사를 의뢰하고 이틀 후다. 설명회보다 박물관 건립 절차를 먼저 진행했다는 의미다.
교육청은 같은 달 5월 23일에 학부모회 간부 및 학교운영위원회 설명회를 열었고, 다음 달 9일에야 전체 학부모와 지역주민 대상 설명회를 열었다. 96억 9,000만 원을 들여 대동초에 교육박물관을 건립하기로 하는 투자심사(6월 2일)를 마치고 일주일 뒤다. 9일 열린 설명회는 학부모 반발이 극심해 제대로 이뤄지지도 못하고 마무리됐다.
하지만 교육청과 행정 관청은 대동초 통폐합을 꾸준히 강행했다. 6월 14일, 대구 북구청은 대동초 폐교부지 활용방안 검토 확대간부회의를 열었고, 다음 달 12일 열린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청 간 당정협의회에서도 해당 내용이 의논됐다.
대구교육청은 교육박물관과 대동초 통폐합 문제가 함께 거론된 이후 꾸준히 두 사업은 서로 관계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정희준 대구교육청 행정국장은 16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대동초 통폐합과 교육박물관은 관련 없는 일”이라며 “통폐합 계획이 나오고 후적지 활용 방안을 논의하면서 추진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임성무 공대위 공동대표는 “교육청이 대구교육박물관을 짓기 위해 대동초 통폐합을 밀어붙인 증거가 드러났다”며 “교육청이 시의회와 시민, 언론에 대한 대규모 사기를 벌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임 대표는 “시의회는 대구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심의 의결을 보류해 시민과 시의회를 속인 대구교육청에 엄중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