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원대책위, 로마 교황청에 ‘대구희망원 사태’ 책임 묻는다

"교황청에 알려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책임을 묻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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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사태와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해 시민단체가 로마 교황청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16일 오전 11시 30분,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 42개 단체가 모인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희망원대책위)’는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립희망원 사태 진실 규명과 더불어 로마 교황청에 이 사실을 알려 천주교대구대교구장에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원대책위는 지난 9일 대구지방검찰청이 발표한 대구희망원 중간 수사 결과에 대해 “축소 수사”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구속된 배 모 대구희망원 전 원장 신부가 급식비를 빼돌려 7억여 원 비자금을 조성했으나, 천주교대구대교구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련기사=대구희망원 인권 유린⋅비자금 조성 사실로···천주교대구대교구는 관련 없다?(‘17.2.9))

전근배 희망원대책위 집행위원은 “대구희망원장은 대구정신병원장을 관행적으로 겸임했다. 이번 희망원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던 급식업체가 대구정신병원에도 납품하고 있었다”며 “이 업체가 천주교대구대교구 유지재단 산하 시설에 납품한 곳만 3곳이다. 상식적으로 교구와 연루돼있지 않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어떻게 신부 개인의 일탈이라고 말할 수 있나”고 지적했다.

이들은 “횡령한 돈의 상당 부분은 천주교대구대교구 사목공제회를 통해 대구대교구 관리국으로 흘러들어 갔을 것으로 예상되나 검찰은 사목공제회에 대한 전면적인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며 “천주교대구대교구와 사목공제회가 성역이 아닌 이상 검찰은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모든 의구심을 해소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은재식 희망원대책위 공동대표는 “인권유린은 흔히 ‘규정’이라는 이름으로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비자금 조성 역시 수십 년 간 조직적으로 행해진 것”이라며 “사목공제회를 통해 (천주교대구대교구가) 돈세탁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검찰은 전혀 해소하지 못했다. 끝까지 이 문제를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검찰에 ▲대구정신병원 등 비리 급식업체 납품 사업장 철저 수사 ▲조환길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소환 조사를 요구했다. 희망원대책위는 이르면 3월 초 서울 주재 로마 교황청 대사에게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서신을 보낼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온 대구희망원 검찰 수사 결과, 업무과실상치사 및 감금, 급식비 횡령 등으로 구속된 배 모(63) 전 대구시립희망원장을 비롯해 전⋅현직 임직원 18명과 달성군 공무원 2명 등 25명이 입건됐다. 이 중 7명이 구속 기소, 16명이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