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교육감 우동기)이 ‘교육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전시운영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북구 소재 대동초등학교가 가장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지난해 8월 경희대학교 산학협력단을 통해 교육박물관 건립 타당성 용역을 추진했다. 용역 계약 기간은 지난해 12월 23일까지였다. <뉴스민>이 이 용역 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니 대동초(북구 산격3동), 옛 계성고(중구 대신동), 체육체험학습장(동구 지저동) 등 후보지 3곳 중 대동초가 34점(만점 4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체육체험학습장은 24점, 계성고 후적지는 20점으로 꽤 큰 차이가 났다. 대동초는 ▲문화효율성 ▲개발효율성 ▲경제적형평성 ▲부지활용성 ▲사업용이성 등에서 만점을 얻었다.
보고서는 “인근 경북대학교 및 반경 3km 내 다수의 초·중·고등학교가 위치하고 있으며, 주택가와 시장이 자리 잡은 생활권이므로 관람객 확보가 용이”하다며 “지하철 부재로 대중교통 접근 수단이 버스 및 택시로 제한되나, 경북대 및 복현오거리 쪽으로 접근하면 도보 10분 내로 방문 가능”하다고 효율성이나 접근성이 높다고 평했다.
또 씨름부가 사용하던 씨름장 건물을 별도 민속관 또는 민속 관련 유물 전시형 오픈 수장고로 활용 가능하다고 높게 평가했다. 비용 편익 분석 결과는 0.16으로 경제적 타당성은 낮았지만, 공립 박물관인 만큼 공공기여도를 감안해 정책적, 기술적, 법률적 타당성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 대구교육발물관설립추진단 관계자는 “유료로 운영할 수 없으니까 그렇게 나온 것”이라며 “수혜 대상이 초·중·고 학생들이 주된 대상이다. 학생들한테 체험 기회를 주는 것이어서 유료로 이용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동초 34점, 옛 계성고 20점, 체육체험학습장 24점
“작년 7월, 통폐합 안 할 거란 이야기도 들어···박물관 때문에 강행”
교육청은 오는 17일 대동초 통폐합 관련 조례가 의결되는 대로 박물관 건립 계획도 본격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동초 통폐합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교육청이 박물관 건립을 위해 무리하게 통폐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교육청 박물관추진단 관계자는 대동초 통폐합이 박물관 때문에 강행되고 있다는 의문에 대해서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며 통폐합과 박물관 건립 후보지 결정 선후가 다르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봉도서관으로 하려고 생각도 있었는데 다른 절차 때문에 안 됐다”며 “학교운영지원과에서 통폐합하는데 어느 학교가 (박물관으로) 낫겠냐고 조사 왔을 때, 대동초가 낫겠다고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러 조건을 두고 물색하다가 이쪽(대동초)이 맞겠다고 보고를 드린 거다. 박물관과 통폐합을 연결하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통폐합은 이미 추진 중이었고, 통폐합 학교 중 물색하다 대동초를 후보지로 삼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주호 대동초통폐합반대책위원장은 “작년 7월까지만 해도 교육청 관계자한테서 통폐합 안 할 거라는 이야길 들었다”며 “그런데 교육박물관 예산이 마련되면서부터 교육청이 통폐합을 강하게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취소를 검토했던 통폐합이 교육박물관 추진으로 무리하게 강행됐다는 거다.
이주호 위원장은 “질의응답서가 나왔을 때도, ‘학부모들이 이렇게 반대하면 안 되겠지요’라고 해서 우리는 통폐합은 물 건너 간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대동초 통폐합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대가 극심하지만, 대구교육청이 편법적인 방법으로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도 학부모들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교육청은 반대 학부모에게 여러 차례 교육청 직원을 보내 찬성해 달라고 요구하거나, 6학년 학생들에게는 겨울용 외투를 살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혜택을 제공해 논란을 만들었다.
오석환 대구교육청 부교육감은 대동초 통폐합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1월 대구시의회에서 배재훈 대구시의원(새누리당, 수성1)이 “통폐합이 만약 이뤄지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오 부교육감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통폐합과 관련된 사항에서는 저희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통폐합 추진에 의지를 드러냈다.
오 부교육감은 13일 <뉴스민>과 통화에서도 “학교 통폐합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학생을 위해서 안정되게 통폐합을 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니까 당연히 되게 해야죠”라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 대구지부를 포함한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교육청 교육박물관 추진에 의문을 품고 올바른 교육박물관 건립을 요구하는 연대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청의 교육박물관 추진이 고무적인 일이지만 추진 방식이 일방적이라며 전문가 토론회 및 시민공청회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