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선거 중 지역위 간부에게 금품을 제공해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중기 경북도당 위원장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관련 기사=오중기 더민주 경북도당위원장 후보, 당 간부에 금품 제공(‘16.8.11))
이날 법정에는 오중기 위원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며 경상북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이 모(41)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 위원장 측 변호인은 이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하면서 사건과 상관없이 이 씨에 대한 주관적인 주변 평가를 질문해 재판부 제지를 받았다. 오 위원장 측 변호는 법무법인 아성 김준곤 변호사가 맡았다.
재판부는 김 변호사가 “본 변호인도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해 본 사람으로서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다”며 “증인에 대해서 나쁘게 말하더라”고 말하자 “이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질문을 제지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발언을 제지한 후 대신 “증인이 평판이 좋지 않아서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신고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씨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지만, 김 변호사는 “그렇게 말씀하신 분이 (이 씨가)집안일을 밖에 알려주고 당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고 하더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여기에 대해서도 이 씨는 “그건 그분 생각”이라며 “그러니까 우리 정치가 한 발 앞으로 못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오 위원장 측은 경선 당시 이 씨가 지역 간부 자격이 없었다는 점, 이 씨와 상대 후보였던 김현권 의원(비례)의 관계를 추궁했다. 당 지역 간부가 아니기 때문에 오 위원장이 당선을 목적으로 금품을 제공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상대 후보 측의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신고였다고 주장하려던 목적으로 풀이된다.
김 변호사는 이 씨 소속 지역위원회가 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위원회여서 사무국장직도 자동 해임된다며 이 씨에게 당시 사무국장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몰랐느냐고 따지고 들었다.
이 씨는 “사고위원회가 되면 사무국장이 자동 해임된다는 건 몰랐다”며 “오중기 위원장도 저를 사무국장이라고 하셨고, 도당 당직자도 사무국장이라고 연락 왔다. 사무국장 일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사무국장직이 정확히 몇 월 며칠에 끝났는지 모른다. 오 위원장 지지하는 당원들께서 ‘너는 이제 사무국장 아니지 않으냐’고 해서 잘린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선거관리위원회에 가지 않고 왜 상대 후보 선거사무소에 먼저 갔느냐 거나 당 차원에서 경고 징계를 한 후 경북 선관위에 다시 신고하는 과정에서 김현권 후보 측과 상의했느냐고 물으면서 이 씨와 김현권 의원의 관계를 의심했다.
이 씨는 여기에 대해서도 “선거사무소로 간 적 없다”며 “제가 의지하는 분과 상담하고 중앙당에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전 지역위원장에게 연락했고, 사정을 들은 전 지역위원장이 김현권 후보 측에 이야길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경북 선관위 신고 역시 김현권 후보 측과 상의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오중기 위원장도 직접 나서 김현권 후보 측 간담회를 위한 식당을 예약하지 않았느냐고 물으면서 김 의원과 이 씨 관계를 물고 늘어졌다. 이 씨는 여기에 대해서도 “신고하기 전에 오중기 위원장에게 자리를 마련하면 김 후보에게도 기회를 줘야 공평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이 자리에서 당내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신고한 이유에 대해 “당시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50만 원을 들고 고민하고 있는 저 자신에게 실망했다”며 “집안 문제를 외부로 간다는 거 때문에 고민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해서 우리 정치가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생각으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 위원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해서 지역위원회 정상화에 욕심이 앞섰던 것 같다”며 “원인을 제공한 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선거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이런 일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다. 선처해주시면 더 나은 세상 위해 열심히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