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이 차기 병원장 선출을 앞둔 가운데 현 조병채 병원장 연임 반대 의견이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북대병원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는 지난달 16일부터 일주일 동안 병원 직원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병원장 선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현 조병채 병원장 연임하는 것에 대해 과반이 훨씬 넘는 85%(919명)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병채 병원장 임기 동안 잘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78%가 ‘잘한 게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직원 근무환경 변화와 관련해 ▲비용절감과 인력 부족으로 환자 안전이 위험하다는 불안감 증가(86%) ▲의사 성과급제 도입 등 직원 경쟁 증가(81%) ▲감시와 통제가 강화되고 억압적 조직 분위기 증가(80%) ▲생리휴가 등 출산장려를 위한 여성 기본권 침해 증가(80%) ▲해고나 외주화로 비정규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증가(77%) 순으로 나타났다.
3년 동안 시간외수당 신청과 적용이 공정했느냐는 질문에는 50%가 ‘전혀 아니다’, 26%가 ‘아니다’고 답했다.
조병채 병원장 임기 중 직원들이 가장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는 정책 1순위로 연차 사용 후부여(47%)를 꼽았고, 2순위로 취업규칙 변경을 위해 개별동의 서명 강요(30%)가 꼽혔다.
특히 조병채 병원장의 노사관계 갈등 조정 능력은 ‘매우 부족’ 55%를 포함해, 전체 84%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청렴도 관리 능력 부족(76%), 국립대병원으로서 지역사회 의료공공성 기여 부족(67%)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기타 의견으로 “사람 좀 자르지 맙시다. 교육하는 사람도 지치고, 업무 효율성도 떨어지고, 의료질도 떨어집니다”, “직원들 소, 돼지 대하듯 하지 말아 주십시오”, “조병채 병원장 부끄러운 줄 아세요” 등을 적었다.
경북대병원은 지난달 25일 제38대 병원장 공개 모집을 마감했다. 조병채(58) 현 경북대병원장, 박재용(58) 현 칠곡경북대병원장, 정호영(57) 현 경북대병원 진료처장 등 3명이 지원해 3파전을 벌인다. 오는 2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1, 2순위를 선출하면 교육부장관이 병원장을 임명한다.
병원장을 이사회가 선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직원 46.7%가 직원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다, 37.4%가 정부 정책과 지침을 비판 없이 수용하기 쉽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직원과 시민이 참여하는 직선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68%로 과반을 넘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경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병채 병원장은 취임 후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지난 3년간 국립대병원의 기본 역할을 망각했다”며 “우리는 돈벌이 보다 환자의 안전을, 외형확장보다 의료질 향상을, 해외 진출보다 지역민을 생각하는 새로운 병원장을 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