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연합, “대구 설 연휴 결식아동 대책, 편의점 인스턴트에 맡겨···반복, 땜질 대책”

대구시 2015년 추석부터 같은 내용 보도자료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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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지난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설 연휴 기간 결식 우려 아동을 대상으로 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복지시민연합(복지연합)은 대구시가 내놓은 결식아동 대책이 결식아동을 편의점에 맡겨 놓는 수준의 땜질식 정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오마이뉴스 하지율)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아동급식 대상자 2만 239명 중 1만 1,260명이 연휴 동안 급식 제공 가맹점을 이용할 예정이다. 대구시 급식 제공 가맹점은 편의점, 일반음식점, 부식 지원, 지역아동센터 등 네 개로 나뉘는데, 이중 편의점이 804곳으로 가장 많다.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 중 영업하는 급식가맹점 현황을 보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이 가장 많은 1,093곳이다. 설 연휴 당일에는 833곳에 그친다. 설 연휴 당일 833곳도 편의점만 804곳(96.5%)에 달하고, 30일에도 804곳, 73.6%가 편의점이다. 사실상 편의점이 결식아동들의 급식 제공업체가 된 셈이다.

일반음식점은 설 연휴 당일에는 24곳만 운영되고, 30일에 274곳, 27일 216곳, 29일 132곳 순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설 연휴와 비교하면 설 당일 기준으로 급식가맹점 733곳이 영업했고 이중 706곳(96.3%)이 편의점이었다. 지난해에는 아동급식 대상자 2만 256명 중 1만 1,845명이 급식가맹점을 이용했다.

복지연합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년 대구시는 명절을 앞두고 ‘결식 우려 아동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며 “그러나 급식대상 아동의 영양 고민은 없고 거의 비슷한 내용을 재탕, 삼탕 발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구시 발표 보도자료 제목만 보더라도 얼마나 형식적인지 알 수 있다”며 2015년 추석 연휴부터 이번 설까지 대구시가 내놓은 보도자료 제목을 열거했다. 보도자료 제목을 보면 ‘대구시, 추석 연휴 기간 아동급식 대책 마련’(2015년 추석), ‘대구시, 설 연휴 기간 아동급식 대책 마련’(2016년 설), ‘추석 연휴 기간, 결식 우려 아동 걱정 없앤다’(2016년 추석), ‘설 연휴 기간 결식 우려 아동 걱정 없앤다’(2017년 설)로 명절 이름만 바뀔 뿐 동일하다.

복지연합은 “내용은 더욱 빈약하다”며 “전수조사를 통해 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곤 하지만 설과 추석 연휴의 차이, 연휴 기간 등을 고려하더라도 수치가 들쭉날쭉해서 신뢰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연휴 기간 중 영업하는 급식제공업체는 편의점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일반음식점은 극히 일부”라며 “명절 때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문제는 성장기 아동들이 인스턴트 편의점 음식을 주로 섭취하게 되면 영양 불균형 등이 심각할 수 있다”고 짚었다.

또, “인스턴틑 식품을 많이 섭취하게 돼 아동 발달 저해가 우려된다는 기사들이 속속 나오는 마당에 대구시는 무슨 대책을 마련했느냐”고 물으면서 “아동급식 전자카드는 편의점 전용이라는 낙인은 또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힐난했다.

복지연합은 “땜질식 내용만 반복해 발표할 것이 아니라 정말로 걱정을 없애기 위한 급식비 인상, 영양 불균형 해소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대구시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