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보직교수, 학생에게 “비정규교수와 어울려 다니지 마라”

“강의 안 하고 전담으로 노조한다고 2,400만 원 받아간다”
대학-노조 간 자율 노사 합의에 따른 타임오프 시간도 문제 삼아

15:24

총장 취임식을 강행한 경북대 대학본부 보직교수가 학생들과 만나 “비정규직 교수와 같이 다니지 말라”고 말해 총장 임용 교육부 부당 개입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활동하는 학생과 비정규직 교수 사이를 이간질 시키려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노조 전임한다고 강의도 안 하고 돈 받아간다”, “그 돈이 우리가 (등록금으로) 싸웠던 일반사업비에서 나간다”고 말해 노동법도 무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북대는 1월 2일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 속에서도 김상동 총장 취임식을 진행했다.

경북대는 지난 16일 오후 2017년도 제2차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당해연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참석한 학생위원 5명은 김강욱 기획처장(전자공학부), 오정일 재정부처장(행정학부)과 면담을 진행했다.

<뉴스민>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대학에서 개최한 신년음악회 좌석 배정 문제로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김강욱 기획처장이 “비정규 교수님들은 뭐 봉급인상, 여러가지로 자기들 임금인상 해달라 하고, 학생들은 또 다른 그거잖아. 그러니까 너네들하고 길이 다르잖아. 비정규교수님들하고 같이 다니지 마라 이랬거든”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교수를 못 믿는 만큼 그 비정규직 노조에 대해서 너무 그렇게 절대적으로 신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비정규직교수와 학생들이 총장 임용 문제 해결 관련 활동을 같이 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강욱 기획처장은 “내가 좀 이해가 안가는 건 그래. 거기서 계시는 분들은 전임 비정규노조라는 건 알지?”라며 “거기에서 강의도 안 하고 우리 학교에서 돈 얼마씩 받는 줄 아나? 1년에 2,400만 원 받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교수님들 한 학기 두 과목 가르치면 1년에 1,400정도 받아요. 그런데 지금 다섯 분이 강의 하나 안 하고 전담으로 노조한다고 2,400만 원 받아”라며 “근데 문제는 그 돈이 우리가 피 터지게 며칠 동안 싸웠던 일반사업비로 나가는 거야”라고 말했다.

오정일 재정부처장은 “원론적으로만 생각하면 강사가 강의를 안 하고 돈을 받는다는 게…전임교원도 1년에 18학점을 못 채우면 깎여요, 월급이”라고 말했다.

김강욱 기획처장은 끝으로 “우리 총장님 내가 모시고 있지만은 우리 총장님 진짜 욕심이 많아. 그 욕심이 진짜 우리 학교를 정말 잘 되게 하려는 그 욕심”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김강욱 기획처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학생들과 비정규 교수님들의 활동 목적이 다르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오해를 한 것 같다. 비정규교수님들도 우리 가족인데 제가 비난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기획처장은 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를 비난한 사실에 대해서는 “저는 그런 식으로 말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경북대에서 비정규직교수노조 전임자가 받는 임금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근거해 노조와 대학이 자율적으로 합의한 근로시간 면제제도에 따른 것이다. 현재 경북대와 비정규교수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상에 따르면 근로시간면제 시간은 년 1,200시간이다. 경북대 노사가 합의 가능한 최대 시간 한도 6,000시간과 비교하면 20% 수준이다.

지난 2015년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2015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수 직위별 보수현황’에 따르면 경북대 전임교수 평균임금은 9,835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