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복주불매운동본부, “노사발전재단 금복주 ‘성평등 기업’ 홍보…진성성 의심”

금복주 창사 이래 첫 여직원 승진...노사발전재단, "고용평등 노력"
금복주불매운동본부, "금복주 노동자들과 지역민들에게 평가받아야"

15:51

노사발전재단이 (주)금복주 고용평등 컨설팅 결과 발표를 내놓은 가운데 금복주불매운동본부가 홍보성 결과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노사발전재단은 지난 19일 결혼 퇴직 강요 등 성차별적 기업 문화로 물의를 빚은 대구 주류업체 (주)금복주 컨설팅 결과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주)금복주, 여직원 1명 승진 및 파견 여성근로자 5명 정규직 전환 등 고용평등한 기업문화 조성 노력”이라는 제목이다.

(주)금복주는 지난 2일 인사 발령에서 고졸 여직원이 5급 사원에서 4급 주임으로 승진시켰다. 이 직원은 지난 2007년 5급이 된 후 9년 7개월 만에 4급으로 승진했다. 고졸 여직원이 4급 주임으로 승진한 것은 금복주 창사 이래 60년 만에 처음이다. 또, 금복주는 파견직 여직원 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노사발전재단은 “금복주는 여성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이번 승진조치는 여직원에 대한 차별 없는 승진을 위해 전격적으로 단행된 조치”라고 높이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9월 금복주는 국가인권위원회 시정 권고와 노사발전재단 컨설팅으로 ‘신규임용 및 승급자격 기준표’에 남녀를 구분했던 ‘여직원’ 항목을 삭제했다.

▲지난해 3월, 금복주불매운동가 대구시 달서구 (주)금복주 앞에서 금복주를 규탄했다.

이에 대구여성회 등 65개 단체로 구성된 금복주불매운동본부는 23일 논평을 내고 “노사발전재단의 섣부른 성평등 기업 홍보는 그 진정성을 더욱 의심하게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60년간 법을 어긴 금복주가 5개월 컨설팅으로 고용평등한 기업문화를 만들고 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고졸 여직원이 근무 9년 7개월 만에 승진한 것은 ‘여직원’ 항목이 사라진 후 중견직으로 승진한 것”이라며 “이마저도 다른 기업과 비교하면 매우 늦은 승진이다. 이는 ‘큰 성과’가 아니라 그동안 얼마나 많은 금복주 여성노동자들이 승진에서 배제됐는지 보여주는 증거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복주불매운동본부는 “노사발전재단이 성평등한 기업문화를 위한 컨설팅을 담당하는 기관인지 금복주 홍보를 담당하는 기관인지 의심하게 한다”며 “성평등 기업이라는 호명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금복주에 근무하는 여성노동자들과 지역민들에게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