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수혈 사고…노조, “수술실 의료진 업무 과중, 예견된 일”

"사고 당일 인력 부족과 임시직 의료진으로 아슬아슬한 상황"

18:37

최근 벌어진 경북대병원 수혈 사고에 대해 수익을 위한 수술실 업무 과중과 인원 감축 등으로 예견된 안전사고라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경북대병원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는 성명을 내고 “지난 3년간 조병채 병원장의 외형확장 정책과 수익 중심 병원 운영이 환자 안전사고를 불러왔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김 모(37) 씨는 경북대병원에서 복강경으로 난소 종양 조직검사를 받던 중 출혈이 심해 개복 수술 후 수혈을 받았다. 의료진은 혈액형이 O형인 김 씨에게 B형 혈액을 공급하고, 김 씨 상태가 악화되자 뒤늦게 수혈을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 씨는 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사고 일주일이 지난 현재는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가능한 상태로 회복 중이다. 경북대병원 측은 당시 수술이 급박하게 돌아가던 중 의료진이 혈액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환자 혈액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측 관계자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의료 사고였다”며 “병원의 실수를 모두 인정하고, 환자 회복을 위해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수혈 사고 당일 현장은 인력 부족과 임시직 의료진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졌다. 사고 당일 근무간호사 6명 중 2명이 임시직 간호사였다”며 “수술실은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돌아간다. 이러한 상황은 수술의, 마취의, 수술실 간호사, 마취회복실 간호사까지 모든 의료진의 혼을 빼놓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병채 병원장이 취임한 2014년부터 경북대병원은 비상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수익 중심 운영을 시작했다. 수술을 많이 하기 위해 온갖 방안을 내놓고, 누가 더 수술을 많이 하는지 통계까지 내고 있다”며 “환자 안전사고는 여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수익 중심 병원 운영 중단하고 환자 안전 근본대책 세워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안전사고 근본대책으로 수익 중심 운영 중단과 인력 부족,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철저한 사고 조사와 경북대병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