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위안부 더 묻지 마라” 신경질…서문시장은 “대구시장”으로

환영인파 500여 명 서문시장 몰려···시장 상인 “장사 좀 하자” 소리 질러

22:33

18일 대구 서문시장에 온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신경질을 내며 “앞으로 계속 저를 따라다니면서 위안부 문제가 어떠냐 얘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 서문시장은 ‘대구시장’이라고 지칭하는 등 말 실수를 연발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저녁 서문시장 방문 이후 진행된 ‘청년리더들과 만남’에서 위안부 문제를 묻는 취재진에게 “더이상 위안부 문제에 답하지 않겠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은 “(위안부 문제에) 오해를 많이 하고 있다. 불필요한 오해”라며 “위안부에 대해 어마어마하게 역사적 과오를 저지른 것처럼 말하는데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에 한 것”이라며 “앞으로 계속 저를 따라다니면서 위안부 문제가 어떠냐 얘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서문시장 방문에서도 말실수를 이어갔다. 서문시장 화재 브리핑을 하면서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이 “서문시장 화재 대책본부 방문 감사드린다. 저는 대구광역시 중구청장 윤순영입니다”고 소개했지만, 반 전 총장은 윤순영 ‘국장’이라고 지칭해 윤 구청장이 명함을 주는 등 바로잡는 해프닝이 있었다.

브리핑이 끝난 후 반 전 총장은 “대구를 방문해 피해를 당하신 상인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수습하느라 고생하신 권 시장을 비롯해 윤순영 국장님”이라고 말했고, 주변에서 “구청장님입니다”고 바로잡았다.

화재 브리핑 이후 이어진 상인 간담회에서는 김영오 상가연합회장을 ‘위원장’으로 호칭하고 다시 바로잡는 등 아직 이른바 ‘시차적응’이 안된 듯한 모습을 계속 보였다.

반 전 총장은 대형사고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세월호 사건 나고 나서 ‘국가안전처’가 설치됐는데”라며 국민안전처를 ‘국가안전처’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서문시장을 ‘대구시장’으로 잘못 알고 있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반 전 총장은 화재 브리핑 이후와 상인 간담회 등 두 차례 모두 발언에서 “대구시장이 학교에서 배울 때는 한국 전통 3대 시장이라고 배웠다”면서 서문시장 대신 대구시장이라고 언급했다.

대구 방문 시각도 여러 차례 변경돼 혼선을 빚었다. 애초 오후 4시 30분으로 예정됐던 방문 시각은 5시 30분으로 변경됐고, 이날 다시 20분 더 늦춰진 5시 50분께로 취재진에 알려졌다.

이날 애초 방문 시각으로 알려진 오후 4시 30분부터 서문시장 일대에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님 대구방문을 환영합니다”고 쓴 ‘국민행복반사모’ 소속 회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약 100여 명이었던 인원은 반 총장 방문 시각이 다가오자 늘어나 약 500여 명까지 불었다.

한쪽에서 태극기를 들고 있던 81세 남성은 스스로 모임 회원은 아니라면서 “뉴스 보고, 보고 싶어서 왔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위인은 내가 생각할 때 반기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한 번 만나서 악수도 하고 격려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 방문을 환영하는 이들과 달리 서문시장 상인 일부는 환영 인파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볼멘소리를 뱉어내기도 했다. 한 상인은 반 전 총장이 도착하기 직전 환영 인파를 향해 “장사 좀 하자”고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