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희망원, 인권 유린 사실 속속 드러나···6명 구속

희망원대책위, 천주교대구대교구 유지재단 이사장 조환길 대주교 사퇴 요구

17:10

대구시립희망원 시설 거주인 폭행, 강제 감금 등이 검찰 수사에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현재까지 관련 사건으로 구속된 관계자만 6명에 이른다.

대구지방검찰청 강력부(부장검사 이진호)는 지난 9일 시설 거주인 불법 감금 등 혐의로 대구시립희망원 팀장급 간부 한 모(50) 씨, 윤 모 씨(45) 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각각 거주인 130여 명, 30여 명을 지난 2010년에서 2015년에 걸쳐 최대 40일까지 감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씨는 감금이 문제가 되자 관련 서류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관련 기사 : 대구시립희망원, ‘강제 감금’ 등 추가 의혹 제기)

지난해 12월 대구지검은 대구시립희망원 생활교사 2명을 가혹 행위, 신체 학대 등 혐의로, 거주인 1명을 동료 거주인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생활교사 1명은 거주인 보관금을 몰래 빼내 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또, 총괄원장 신부에게 비자금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1억 2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 기소된 희망원 전 회계직원 이 모(43) 씨는 지난 12개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사태의 실체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시민사회단체 입장이다.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희망원대책위)’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수사를 시작해 아직도 사태의 몸통인 성직자 등을 향해 수사를 진척해 나가지 못하는 것 같다”며 “성직자 등 핵심 관계자 구속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희망원대책위는 “(성직자 등) 이들의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지금까지 벌어진 인권 유린과 비리 사실은 너무나 충격적”이라며 “모든 책임을 지고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천주교유지재단 이사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인권침해와 비리로 더욱 가난에 처했을 희망원 식구들과 교회에 대해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는 신자들과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는 11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산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6년간 희망원을 운영해 온 천주교대구대교구 유지재단 이사장 조환길 신부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희망원대책위는 성직자 등 관련자 전원 구속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