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농업인단체 반발에도 K-2·대구공항 유치 일방 추진

    3일 농업인단체 간담회서 대다수 반대 입장 밝혔
    김주수 의성군수 "의견 듣고 결정은 단체장이 한다"

    18:43

    의성군(군수 김주수)이 다양한 농축산업단체의 반발에도 국방부에 K-2공군기지·대구공항 통합이전 유치의견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3일 오후 2시 의성군은 김주수 군수(새누리당)와 농업인단체 대표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항 이전 추진 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업인단체 대표 대다수는 소음피해, 농축산업 파괴, 주민 합의 없는 추진 등을 이유로 공항 이전 유치신청서를 제출하지 말자는 의견을 냈다. 참석자 가운데는 김한탁 쌀산업발전협의회장만 유치 찬성 의견을 냈다. 김한탁 회장은 의성군대구공항유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김주수 군수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의견서를 내면 후보지가 압축되고 이후 심의위원회를 거치며 주민투표도 진행하는 등 충분한 절차가 있으니 자세한 자료가 없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오늘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셨고, 제가 판단해서 신청하면 그때 의견을 달라. 여러분들이 하지 말라고 한다고 안 하고, 하라고 한다고 하는 게 아니다. 어차피 지방자치단체장이 의견서를 제출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주수 의성군수

    이에 농업인단체 대표들은 의견서 제출 이전에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고, 김주수 군수는 “의견서는 제출하겠다. 내일 5개 지자체 실무담당자가 국방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 군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참가자들과 악수를 하면서 간담회 종료를 선언했다. 간담회시작 1시간 36분 만이다. 김주수 군수가 간담회를 연 것은 형식적인 절차였을 뿐, 농업인단체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 없었다.

    구학선 의성군립보육정보센터 소장은 “예전에 면 단위 어린이집에 아이들이 몇 명이 있겠냐며 읍내로 보내자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런데 어린이집이 있고부터는 젊은 분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이는 깨끗한 환경과 좋은 공기, 좋은 먹거리 때문이다. 의성의 강점이다. 그런데 비행장이 들어오면 부모들도 안 온다. 군공항이 안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종경 한우협회 의성군지부장은 “한우협회에서는 만장일치로 반대하기로 했다. 소음 피해 해소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경험했다. 과수원에서는 마주 보고도 대화가 안 된다. 엄청난 피해를 숨기고 공항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군수님도 군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군민들 의견을 들어서 반대하는 사람이 많으면 군민들 뜻에 따라 안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장래 의성군농업경영인연합회 감사는 “K-2군공항과 대구공항 이전사업은 대구시 민원해결용이 그 성격이다. 또, 김해공항 확장으로 승객유치도 현재 규모 유지가 어렵다. 의성군 발전계획과는 동떨어진 성격”이라며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많은데 군민의 직접적인 의사를 수렴하는 공청회부터 꼭 실시하자”고 말했다.

    신광진 의성군농민회장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좋겠다. 대구에서는 밖으로 밀어내려고 한다. 유치하겠다고 할 때는 왜 대구에서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는지 말을 해야 한다. 의성은 농업군으로 엄청난 손실이 예상된다”며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데 겨우 단체장들 3번 만난 게 전부다. 행정력을 최대한 동원해서라도 읍면민을 만나 상황을 알려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간담회장에는 농업인단체 대표들에게 주로 발언권이 주어졌고, K-2군공항 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참석했다.

    김한탁 회장은 “유치추진위원장으로서 다 반대를 하더라도 저는 찬성한다. 만약 군위 우보로 가게 되면 의성은 소음 피해만 본다. 차라리 우리가 유치해서 과실도 따먹자. 공항이 생기면 1만 명 인구가 오고, 1만 명이 먹는 농업이 산다”며 “나쁜 것은 받지 말고 좋은 것만 받자는 거는 님비다. 저는 K-2 아니라 성주사드라도 유치할 수 있다면 적극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6일 국방부는 의성군을 방문해 예비후보지 조사연구용역 결과를 설명했다. 용역 결과 의성군 비안면이 군위군 소보면과 함께 대상후보지로 선정됐다. 이후 의성군은 30일 사회단체장과 간담회를 열었고, 2일 이장연합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2일 K-2전투기 군공항 의성이전반대 군민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 민원해결용 군공항 이전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K-2군공항·대구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4곳 5개 지방자치단체(경북 군위, 의성, 성주, 고령, 대구 달성)를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