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3공단 노동자, ‘저임금’ 탓에 이직한다

북구노동상담소, 3공단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직률 높은 것은 고용형태보다 노동환경에 의한 것"

16:19

대구 북구 제3산업단지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으로 가장 큰 이직 사유로 꼽았다.

4일, 북구노동상담소는 지난 9월 말부터 약 한 달가량 3공단 내 노동자 106명을 대상으로 벌인 노동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3공단 노동자 평균 나이는 48.1세로 부산 녹산공단(48.2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노동상담소는 3공단 노동자 평균 경력연수가 13.4년으로 숙련직 노동자가 많이 밀집된 때문으로 분석했다. 시간당 임금이 8186.7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응답자 77.4%가 3공단 내 이직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는 임금 문제가 35.4%로 가장 높았다. 북구노동상담소는 “응답자 90.6%가 정규직이라고 답했으나, 이직률이 높은 것은 고용형태보다 노동환경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장 개선됐으면 하는 노동조건으로 임금 인상이 45.3%로 가장 많아 이직을 원하는 이유와 같았다. 북구노동상담소는 “향후 이직 계획이 없다가 70.6%로 많지만, 현장 노동조건 개선 요구와 이직 이유가 임금 문제로 동일해 이직 계획이 없다는 것은 노동조건의 만족과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료=북구노동상담소]

근로기준법 준수, 근로시간 축소, 휴무일 요구 등 기타 요구가 21.7%로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38.5%, 모른다는 응답자가 4.8%로 나타났다.

또, 94.2%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했고, 이 중 19.2%는 근로기준법 전체를 적용받지 못 하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했다. 응답자 중 88.7%가 토요일 근무, 4.7%가 일요일 근무를 한다고 답했고, 17%는 주 52시간 이상으로 법정 최대노동시간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노동상담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3공단 노동자들의 요구를 찾고, 이를 집단으로 해결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3공단 노동자들의 노동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3공단은 기업체 2,531곳, 노동자 12,717명이 일하고 있으며, 금속가공 제조업이 절반을 차지한다.